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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 총리 퇴진 혼란 속 前정부 시절 '강제실종' 조사 착수
기사 작성일 : 2024-08-28 15:00:56

강제실종 등에 항의하며 행진하는 방글라데시 대학생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 유창엽 특파원 = 총리 퇴진 후 혼란을 수습 중인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직전 정부 시절 발생한 '강제실종'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스타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제실종은 국가의 허가·지원·묵인 하에 행동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체포·감금·납치 등으로 사람의 자유를 박탈하고 생사나 소재지를 은폐해 실종자를 법의 보호 밖에 두는 것을 말한다.

과도정부는 5명으로 구성된 강제실종조사위원회를 꾸렸다며 위원회는 2010년 1월 1일부터 올해 8월 5일까지 일어난 해당 사건들을 45일간 조사한다고 전날 밝혔다.

과도정부 관계자는 과거에 실시된 강제실종 관련 조사 결과도 조사위가 수집한다면서 조사위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강제실종자를 발견하면 해당 가족에게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제실종 피해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스타에 "조사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조사 보고서에는 조사 결과 일체를 담아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이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인권단체 '오디카르'는 2009년부터 올해 6월 사이 최소 708명이 강제실종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2021년 12월 방글라데시 특수기동경찰대(RAB)와 소속 간부 7명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제재를 가하면서 RAB 등 법집행기관이 2009년 이래 발생한 600여건의 강제실종에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글라데시는 현재 강제실종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없고 유엔 강제실종방지협약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조사위 구성은 셰이크 하시나 전 정부가 붕괴한 지 3주 만에 이뤄졌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 6월 시작된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반대 대학생 시위를 무력진압했고, 약 400명이 사망하자 지난 5일 사퇴하고 인도로 달아났다.

그는 자신의 정부하에서는 강제실종이 없었다고 줄곧 부인하며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은신해 되레 당국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주장해왔다고 데일리스타는 전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1996∼2001년에 이어 2009년부터 장기 집권하면서 국가기구를 이용해 정적을 탄압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서방 측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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