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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논란·소통 부재…진주대첩역사공원, 준공 앞두고 '몸살'
기사 작성일 : 2024-08-28 16:00:15

진주대첩역사공원 공사 현장


[경남 진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 박정헌 기자 = 내달 준공을 앞둔 경남 진주시 진주대첩역사공원(이하 역사공원)의 내부 공원지원시설이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돼 경관 훼손을 초래했다는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설 자체 문제는 없으나 공론화가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다며 지금이라도 진주시와 시의회가 함께 대책을 마련해 시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28일 진주시에 따르면 본성동 촉석루 인근에 조성되는 역사공원은 보상·철거 작업과 3년간 문화유산 발굴 등으로 2007년 기본계획 수립 후 15년 만인 2022년 2월 착공했다.

기본계획 수립 이후 실제 착공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그사이 역사공원 인근에 문화원과 청소년수련관 건립 등으로 방문객이 증가해 역사공원 수용인원 관리와 방문객 휴식 공간 등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착공 전인 2021년 '비움'을 주제로 지상 조경수 등 구조물을 최소화한 기존 설계안 대신 전체 공원면적의 5%에 해당하는 공간에 전시홍보관, 카페, 사무실 등을 갖춘 공원지원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승효상 건축가가 '땅이 기억하는 역사를 일깨워 진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광장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하면서 현재의 계단식 지붕 형태 공원지원시설이 확정됐다.

이는 진주 제1의 기적인 1592년 10월 진주대첩 승리의 원동력인 의병 정신을 건축가의 시선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공원에서 행사가 있을 경우 400∼600명 정도의 관객 수용이 가능한 문화 활동 공간으로 사용하려는 계획이었다.

명칭도 설계 변경 취지에 맞게 기존 '진주대첩광장'에서 '진주대첩역사공원'으로 바꿨다.

하지만 역사공원 준공을 앞두고 지역 시민단체가 공원지원시설을 '흉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공원지원시설이 주변 촉석문과 성곽을 가려 경관을 훼손한다는 주장이었다.

시의회도 공원지원시설 설계변경에 대한 시의 업무보고가 없었다며 소통 부재와 절차 미비로 흉물 논란이 벌어졌다고 질타했다.

이에 시는 공원지원시설이 주변 경관을 가리지 않고 일부 공원면적 설계 변경은 시의회 보고 사항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반발 기류는 여전하다.

이처럼 준공을 코앞에 두고 역사공원 시설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시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설계 변경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던 것을 바로잡아 이번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온다.

민병익 경상국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해당 시설이 예술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왔다"며 "시설에 대해 반감을 가진 시민도 분명히 있는 만큼 공론화를 통해 설득하는 작업이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회도 이 문제에 대해 그동안 큰 관심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지금이라도 시와 의회가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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