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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답게' 중증 비중 70%로·일반병상 15%까지 감축
기사 작성일 : 2024-08-30 15:00:30

상급종합병원 확 바꾼다…중증환자 70%로·일반병상 15%까지 감축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오진송 기자 = 지속가능한 중증·응급 중심의 진료체계를 확립하고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을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비중을 3년 내 70%까지 상향하고, 일반병상을 최대 15%까지 감축해야 한다.

또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업무를 재설계해 전문인력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 중 전공의 비중을 현재 40%에서 20%로 단계적으로 줄여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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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급종합병원 '제역할' 하도록…중증진료 늘리고 일반병상 축소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병원이지만, 그간 경증과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 진료를 상당 부분 담당하면서 역할에 맞지 않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이나 3차 의료기관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원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비중을 3년 내 70%까지 상향하거나 현행 비중의 50% 이상을 높여야 한다.

반면에 서울의 경우 전체 허가 병상이 1천500병상 이상인 병원은 일반병상을 15%, 그 외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은 10%까지 감축해야 한다.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은 일반병상을 10%, 비수도권은 5%를 줄여야 한다. 다만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응급센터, 외상센터의 일반병상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한다.

중증환자 중심으로 안정적인 전환이 가능하도록 중증환자 진료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고 성과 보상을 지원한다.

입원료와 중환자실 수가는 50% 수준으로 정액 인상하고, 중증 수술과 마취행위에 대한 수가도 올린다.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문의 전문진료와 권역 내 의뢰·회송 보상을 강화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4시간 응급 진료에 대한 당직·대기 보상을 최초로 신설한다.

적합 질환 진료 여부와 진료협력 여부 등 성과를 평가해 사후 성과 보상도 제공한다.


충남대병원서 진료 기다리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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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병원' 키워 상급종합병원 쏠림 막는다…아급성 의료체계도 확립

2차 병원의 역량을 강화해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해소한다.

같은 종합병원이더라도 기능과 역량이 다른데 현재는 병상수(100병상 이상)와 진료과목(7개 이상) 기준만 맞추면 모두 종합병원으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환자가 질환과 증상에 맞는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

정부는 2차 병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병원의 핵심 기능인 '포괄적 진료 역량'과 심뇌 등 중증 응급 기증을 정립하고, 기능과 성과가 우수한 종합병원에 대상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심장·뇌·수지접합·화상 등 필수 전문진료를 하는 전문병원을 육성하고자 내년 중 '전문병원 지정 및 육성체계 전면 개편안'을 발표하고 전문병원에 합당한 보상을 할 예정이다.

회복·재활을 위한 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 의료체계도 확립한다.

이를 위해 ▲ 아급성 병원 기능 ▲ 유형 ▲ 급성-아급성 간 횡적 의료체계 구축 ▲ 적정 보상체계 등을 포함한 육성방안을 후속 과제로 마련할 계획이다.


수술실 향하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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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곳에서 '최종치료'…국립대병원 연간 2천억원 투자

지역 환자가 서울로 올라오지 않고 거주지에서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

이를 위해 국립대병원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비롯한 시설·장비 첨단화에 1천836억원을 투입하는 등 재정 투자를 강화한다.

지역 국립대병원에는 내년부터 연간 2천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국립대병원의 필수의료 투자를 저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돼 온 '총액 인건비'와 '총정원 규제'를 혁파한다.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국립대병원은 기타 공공기관 지정 예외를 적용한다.

지역 국립대병원의 교수 정원을 내년에 330명 확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에 1천명까지 확대한다.

내년 지역 국립대병원 특화 연구개발(R&D)에 110억원을 신규 투자해 임상, 교육, 연구 역량을 키운다.

국립대병원이 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립대병원 관리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역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전문의를 대상으로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한다.

당장 내년에는 4개 지역, 8개 진료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 96명에게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 수당을 지원한다.

지역 의대를 졸업한 후 지역 수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지역에 정착하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책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누군가에겐 간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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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가 의뢰 병원에 직접 예약하는 '전문의뢰제' 확립

환자 질환과 중증도에 맞는 의료 이용을 위해 '전문의뢰체계'를 확립하고, 경증환자는 대형병원보다 지역 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비용 구조를 개편한다.

그간 환자가 병의원에서 형식적으로 의뢰서를 받아 의료기관을 찾는 바람에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앞으로는 '전문의뢰제'를 통해 의사가 환자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지역 내 적정한 의료기관에 직접 진료예약을 하고, 이 경우 해당 환자가 최우선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신속 의료체계'(패스트트랙)를 확립한다.

전문의료제도를 의료 소비자와 공급자가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수가 보상과 이용 인센티브도 강화해 나간다.

동네병의원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표적 외래 경증질환은 현행 105개에서 추가 확대한다.

경증질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지만, 의원을 이용하면 30%만 부담하면 된다.

만성·경증환자의 의료이용 편의 증진을 위해 현재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한다.

환자의 비용 부담 구조 역시 재설계한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에 해당하는 경증과 비응급 환자가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할 경우 외래진료비 본인부담을 상향하고, 경증 응급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기관과 발열클리닉을 확대한다.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지역병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거나 산정특례 진단 등 예외적인 사유가 아닌 경우에는 외래진료비를 현행 60%에서 전액 본인 부담하도록 상향한다.

환자가 미리 갈 병원을 정하고 의사에게 의뢰서 작성을 요청할 때 의사가 이를 거부하거나 해당 의료기관에서 치료할 중증 환자가 아니어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경우는 진료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명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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