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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출신 과학자, 중국군 대항 미군의 '기술 두뇌'로
기사 작성일 : 2024-09-04 11:01:00

하이디 슈(가운데) 미 국방부 차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 육군 제공.

윤고은 기자 = 대만 출신 과학자가 미국 국방부에서 중국군에 대항하는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국방부에서 중국군에 대항하는 '신속 국방 실험 예비군'(RDER) 계획을 이끌고 있는 하이디 슈 국방부 차관을 조명하며 그가 미군의 혁신을 이끄는 '기술 두뇌'(tech brain)라고 전했다.

이어 "RDER은 미중 기술 경쟁에서 중요할 수 있는 저개발 기술을 찾아내는 미군의 가장 비밀스럽고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미 국방부 차관에 오르기까지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행보를 펼쳐온 슈 차관이 한 달 전 공개적으로 RDER을 옹호하는 이례적인 인터뷰를 하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 차관은 미 상원 세출위원회가 RDER을 관료주의적이고 중복적이라고 지적하자, 미국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와 인터뷰에서 RDER이 아무도 개발하지 않는 기술에서 중요한 격차를 메운다고 항변했다.

이어 며칠 후 그는 신흥 기술 관련 한 콘퍼런스에서 RDER 프로그램이 지원했던 일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초고도 정찰·통신 풍선, 해군을 위한 태양열 구동 초고도·초장기 무인기(드론), 하나의 운용 시스템에 여러 센서를 통합하는 해병대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SCMP는 "슈 차관은 기술 우위 경쟁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가장 강력한 반대자 중 한명으로 수십년간 미군 혁신의 리더였다"며 그녀의 가족사를 자세히 소개했다.

슈 차관의 가족은 중국 저장성 출신으로 1949년 국공 내전에서 국민당이 패하자 중국 공군 조종사였던 그의 할아버지가 가족을 이끌고 대만으로 이주했다.

1953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난 슈 차관은 11세에 부모와 함께 미국에 이민해 대학과 대학원에서 수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항공기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미국 메이저 방산업체 RTX에서 전자기 시스템 실험실, 합동타격전투기(JSF) 안테나 기술, JSF 레이더·전자 전쟁 센서의 책임자를 역임했고 F-35 스텔스 전투기의 레이더 개발 등 여러 미 공군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후 무인 전투 차량, 무인·정찰 시스템, 우주·항공 시스템을 위한 다른 연구팀도 이끈 후 RTX의 우주·항공 전략 부사장까지 올랐다.

2000∼2010년 미 공군 과학 자문 위원회에 참여하며 위원회의 부회장과 회장을 지냈고, 2012∼2016년 미 육군 획득·보급·기술 담당 차관보를 맡았다.

현재 국방부의 연구·엔지니어링 차관인 그는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미사일방어국, 우주개발국, 방위과학, 혁신위원회 등 핵심 혁신 부문을 감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는 딸과 30년 가까이 직접적인 접촉을 끊었다.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현대 중국사 교수였던 그의 아버지는 중국 본토에서 연구와 학문적 교류를 진행한 자신의 이력이 딸이 미 정부 고위직에 오르는 데 걸림돌이 될까 염려해 1980년대부터 2012년까지 연락을 끊었다고 회고록을 통해 밝혔다.

슈 차관은 지난해 방위산업 콘퍼런스에서 "중국을 억제하고 맞서기 위한 중요 기술에 초집중하는 것"이 자신의 업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기술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중국의 대량 생산과 규모의 산업 역량을 상쇄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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