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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영기념관, '묵은집' 이전 개관식…육필 편지 첫 공개
기사 작성일 : 2024-09-11 08:00:02

사직동 묵은집으로 이전한 우당기념관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기훈 기자 =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자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이주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우당 이회영 선생.

이회영과 그의 형제·동지를 기리는 이회영기념관이 서울 종로구 사직동 옛 선교사 주택인 '묵은집'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1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을 연다.

새롭게 문을 연 이회영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총면적 311㎡ 규모로 조성됐다.

당초 남산예장자락에 2021년 6월 문을 열었다가 새 보금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묵은집은 미국 남감리교가 선교사들이 살았던 서양식 주택이다.

이 선생의 부인이자 동지인 이은숙 선생이 서울에서 활동할 적 머물던 당주동 집과는 고작 몇백 걸음 떨어져 있다.

이회영 선생의 동지인 신흥무관학교 교관 김경천 장군 집터 또한 기념관 바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시는 오랫동안 닫혀있던 사직동 묵은집에 이회영기념관 이전을 위해 정원을 새롭게 가꾸고 전시실을 기획하는 등 기념관 안팎을 새로 단장했다.

이회영기념관은 2026년 이회영 선생 집터 인근의 명동문화공원 내로 완전히 이전할 때까지 이곳에 머물게 된다.

개관식에는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종찬 광복회장 등 이회영 선생의 후손, 이종걸 우당이회영기념사업회 이사장, 독립운동가 후손, 지역주민 등 80여명이 참석한다.


이회영기념관 특별전 '등불아래 몇자적소'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개관식에서는 이회영 선생의 육필 편지를 최초 공개한다.

개관 기념 특별전 '등불 아래 몇 자 적소'를 통해 공개되는 유품은 편지 총 20장 13통과 편지 봉투 8장, 부친 이회영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딸 규숙의 전보 3장이다.

해당 유품은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 이사장이 부친의 유품을 정리하던 지난해 겨울 발견했다.

편지 대부분은 이회영 선생이 광복을 위해 만주행을 결심할 무렵인 1931년에 쓴 것으로 거의 100년 만에 세상에 공개되는 셈이다.

이회영 선생이 쓴 편지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모두 한글로 쓰인 편지로, 조선 양반가에서 성장해온 이회영은 스스로 조선 지배 언어체계를 벗어던지고 있다고 시는 소개했다.

또 과장된 수식어나 관념어 없이 일상어 중심으로 글을 쓴 점, 수신자인 아내에게 한결같이 존칭어를 사용한 점 등을 통해 '자유 평등 사상'을 추구한 이회영의 세계관과 됨됨이를 유추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감독은 "망명 독립운동가에게 편지는 살아 있다는 신호이자 식구들과 끈을 잇는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이회영 선생뿐 아니라 여러 독립운동가의 망명지 일상과 당시 심경을 추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난을 그려 팔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탰다는 편지 내용을 통해 예술가이자 독립투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오래도록 닫혀 있던 사직동 묵은집이 '시민 벗집'으로 단장해 우당 이회영 선생을 만나는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며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살아 있는 독립운동 역사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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