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자리싸움에 지각 개원 거제시의회, 폭우 피해 속 외유 출장 논란
기사 작성일 : 2024-09-25 10:01:19

지난 4일 후반기 원 구성 완료 후 사과하는 거제시의원들


[거제시의회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 이준영 기자 = 여야 갈등 속에 경남 18개 시·군의회 중 가장 늦게 후반기 의장단 원 구성을 마친 거제시의회가 이번에는 '외유 출장'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거제시의회에 따르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거제시협의회는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동남아남부협의회 한인회 국제 교류를 위해 베트남 출장을 떠난다.

베트남 전쟁지였던 후에와 다낭 등을 둘러보고 한인들과 통일 및 역사 등을 논의하는 일정이다.

이는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아 매년 진행되는 것으로 올해는 거제시의회 의원 4명(국민의힘 윤부원·김선민·정명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노재하 의원)이 함께 간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시의회 안팎에서 나온다.

후반기 원 구성을 두고 양당이 극심한 갈등을 겪으며 이달 초에서야 지각 개원을 한 데다 최근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해외로 떠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앞서 거제시의회는 의장 선거 과정에서 '내부 이면 합의서' 논란과 상임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약속 번복' 논란 등이 일며 파행을 거듭한 끝에 지난 4일에서야 후반기 의장단 원 구성을 마쳤다.

통영거제환경연합, 거제YMCA 등으로 구성된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약 두 달 동안 의회를 파행으로 몰았으면 근신, 자숙하면서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시의원을 개인 사욕을 채우는 자리로 생각한 게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의회 파행을 끝내면서 시민들에게 사죄한다는 모습은 진정성이 담겨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폭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긴급대피해 복구 작업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지역민 안전과 민의를 살펴야 할 시의원들이 굳이 참여를 강행하는 태도는 비상식적"이라며 "끝까지 민의를 외면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간다면 시민들 뜻을 모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거제시위원회도 논평을 내고 "50일 동안 자리싸움으로 의회 문을 닫았다면 밀린 숙제를 몰아서 밤낮없이 뛰어야 할 상황에 시의원들이 반드시 동행해야 하는 이유도 불명확한 해외 일정을 가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 무서운 줄 모르고 엘리트 관료주의에 물들어 자정 능력을 잃어버린 거제시의회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헌법기관의 자문위원 활동까지 비난하는 것은 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번 일정에 동행하는 한 의원은 "시의원들은 민주평통 의무 가입 대상으로서 통일을 위한 교류 활동을 하게 돼 있다"며 "회기 중 일정도 아니며 폭우 피해를 모두 챙긴 뒤 떠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통은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으로서, 지난해 9월 출범한 제21기 민주평통 거제시협의회는 63명의 자문위원, 7개 분과로 구성돼 통일 업무를 위한 여러 업무를 수행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