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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문가들 "이시바 시대 한일관계, 추가 갈등도 진전도 없을것"
기사 작성일 : 2024-09-27 16:00:04

(도쿄= 경수현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27일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으로 선출되면서 내각 교체에 따른 한일 관계 영향이 주목된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


[ 자료사진]

이시바 신임 총재는 함께 '3강'을 이뤘던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한일 역사 문제 인식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적어도 총리 취임 후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새로운 역사 갈등 거리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본 내 한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공개적으로 참배해오지도 않았고 역사문제에 대해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와 마찰이 일어날 일은 없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실제 이시바는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의 전후 반성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한일 관계는 문제 해결 전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에 빠져 있지만, 일본에도 한국에도 '이대로 좋을 리가 없다. 뭔가 해결해서 과거의 오부치 총리-김대중 대통령 시대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도 '3강'으로 꼽혔던 인사 중 이시바 총재가 과거사를 가장 전향적으로 인식하고 한일 관계에도 가장 긍정적이라는 일반적 평가에 대해 "저도 그렇게 본다"고 공감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 자료사진]

그러나 집권 자민당의 정책적 입장이 있기 때문에 이시바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 정부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자민당 총리가 역사 문제에 관해서 언급을 해왔던 게 있고 이시바도 그 범위 안에 있는 표현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 역시 "이시바 총재가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같은 역사인식은 아니고 한국인이 (역사 문제에서) 원하는 지도자가 아닐 수도 있다"며 "다만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처럼 야스쿠니 신사에 갈 것이라는 얘기는 안 하니까 (한국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나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정권은 기시다 정권처럼 미일 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외교 안보 노선을 기본적으로 취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쿠조노 교수는 "이시바 총재는 안보 전문가로 알려진 정치인으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며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정부 사이에서 회복된 한일관계와 한미일 3국간 협력 프레임을 존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무라 교수도 "이시바 총재는 안보는 미일과 한미일을 중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


[기무라 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이시바 총재가 자위대의 헌법 명기와 방위력 확충을 강조해온 후보인 만큼 갈등 소지가 전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본과 아시아 우방국의 안전을 위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기미야 교수는 "이시바 총재 주장의 초점은 중국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일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찬성할지도 의문이고 필리핀을 빼고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동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어서 현실 가능성이 당장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시바 총재는 선거 과정에서 주일미군 특권을 인정하는 미일 지위협정에 대해 "재검토에 착수해야 한다"라거나 미국 핵무기를 일본에서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는 "비핵 3원칙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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