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제공]

(부산= 김상현 기자 =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이 맹독성 미세조류 등 외래종의 이동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부유성 해양 플라스틱에서 열대·아열대에 서식하는 맹독 저서성 미세조류를 발견하고, 플라스틱과 미세조류의 성장과 부착 등 특성을 밝혀 국제학술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KIOST 남해연구소 백승호 박사 연구팀은 해양 쓰레기가 바다 국경을 넘나들면서 외래종 해양생물의 이동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거제시 장목면 남해연구소 앞 바다에서 비닐과 페트병을 채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채집한 플라스틱에서 열대·아열대에 주로 서식하며 어류독소 원인 중 하나인 '시구아테라'(Ciguatera)를 함유한 와편모조류를 발견했다.

이 와편모조류는 해양 먹이사슬을 거쳐 대형 어류 등에 독소를 축적해 이를 먹은 사람에게도 신경계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특히 열대·아열대 바다 밑바닥에 사는 와편모조류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인공서식처로 활용하면서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바다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KIOST는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유입·발생 평가와 위해성 평가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양 플라스틱의 유입 특성과 환경 거동 등을 지속해서 연구해 체계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