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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한적 여성 대표로 평양 방문…정희경 전 의원 별세
기사 작성일 : 2024-10-06 10:00:33


[청강문화산업대 제공]

이충원 기자 =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에 대한적십자사의 유일한 여성 대표로 참석해 평양을 방문하고 1983년 한국여성의전화 개원을 돕는 등 여성운동가·교육자로 산 정희경(鄭喜卿) 전 청강문화산업대 이사장(15대 국회의원)이 5일 오전 9시4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학교 측이 전했다. 향년 92세.

1932년 함남 북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화여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강원용(1917∼2006) 목사를 만나 기독학생운동에 참여했다. 강 목사가 1950년대 김정문(1927∼2005) 전 김정문알로에 대표이사를 회장으로 내세워 만든 '기독교 사상연구회'에서 부회장을 맡았다. 여기서 김정문 회장의 친구인 이연호(1929∼1996) 유니베라(옛 남양알로에) 창업주를 만나 미국 유학 후인 1958년 결혼했다.

장녀 이수형씨가 태어난 1960년부터 평생을 '워킹맘'으로 살았다. 1961년부터 서울대, 성균관대에서 강단에 서기 시작해 1971년 이화여고 최연소 교장, 1985년 현대고 초대 교장, 계원예고 교장을 역임했다. 이화여고 교장 때인 1972∼1973년에는 남북적십자회담에 유일한 여성 대표로 참여해 평양을 방문했다. 1983년 개원한 한국여성의전화가 뿌리를 내리는 데도 기여했다.

남편 이연호씨는 친구 김정문이 소개해준 알로에를 먹고 간염을 고친 것을 계기로 1984년 남양알로에를 세웠고, 1993년에는 학교법인 청강학원을 설립했다. 고인은 청강학원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1996년 경기도 이천에 청강문화산업전문대학(현 청강문화산업대)을 개교했다.

1988년 13대 총선에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이화여고 선배인 이희호(1922∼2019) 여사의 권유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전국구 1번을 받아 금배지를 달기도 했다. 2007∼2010년 대한YMCA후원회장, 2010∼2013년 일가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2011년 '청현문화재단'을 설립해 한국 여성들의 활약을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유족은 딸 이수형(청강학원 이사장), 아들 이병훈(유니베라 회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 7일 오전 8시20분(영결식 7일 오전 9시 30분 청강문화산업대학 청현광장), 장지는 이천 선영. ☎ 02-3010-2000


1971년 9월2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첫 예비회담에 참석한 고인


[대한뉴스 제846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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