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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무관심' 교육감 선거, 지금 방식이면 계속 외면당한다
기사 작성일 : 2024-10-13 17:00:29

'꼭! 투표하기로 약속해요!'


임화영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참여 홍보캠페인에 모녀가 참여하고 있다. 2024.10.13

10·16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이 8.98%로 집계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교육감과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곡성의 기초단체장 4명을 뽑는데 이달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서울교육감 투표율이 8.28%로 가장 낮았다. 영광군수 43.06%, 곡성군수 41.44%, 강화군수 27.90%, 금정구청장 20.63% 등 다른 기초단체장에 비하면 사전투표율 차이가 너무나 크다. 총선이나 대선 같은 큰 선거와 함께 치러지지 않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낮다는 사실이 이번 사전투표에서도 다시 확인된 셈이다.

서울교육감 보궐선거의 저조한 사전투표율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가뜩이나 관심이 적은 선거인데도 이번에는 사전투표 전에 후보자 간 TV 정책 토론회도 한차례 열리지 않았다. 선거 본투표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주말을 낀 사전투표가 유권자의 참여를 이끌 좋은 기회인데 변변한 후보 토론회조차 없었으니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가 더욱 어려웠다. 서울시 선관위가 이달 7일 주관한 토론회에는 보수 성향의 조전혁 후보만 초청됐다. 언론기관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 5%를 넘었거나 직전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여야 방송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인데 다른 후보들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방송토론회는 그나마 유권자들이 후보 간 교육정책을 비교할 좋은 기회인데 비현실적인 관련 규정을 지금껏 방치했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역대 교육감 선거는 중요성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극히 낮았다. 특히 대선이나 총선 등 큰 선거와 함께 실시되지 않은 교육감 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10∼20%대에 불과했다. 서울교육감 선거가 단독으로 치러진 2008년 투표율은 15.4%였다.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후보자의 공약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가는 경우가 적잖다고 해서 '깜깜이' 선거라고도 불렸다. 막강한 권한에다 책임 또한 막중한 교육감의 지위를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울교육감만 해도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관할하는 학생 수만 84만여명이고, 공립학교 교사와 교육공무원 5만여명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연간 서울시교육청 예산이 12조원이 넘는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라면 높은 투표율은 차치하고 최소한 도덕성 및 자질 검증 장치가 필요한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여야는 더 이상 책임을 미뤄선 안 된다. 교육감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늘 그때뿐이었다. 2년 후 지방선거에서도 교육감 선거가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를 제대로 알고 적극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 제도를 개편하는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후보들이 모두 참가하는 정책토론회를 몇차례 여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육감 선거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유권자들은 나라를 이끌 청소년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에 반드시 참여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야 한다. 이달 16일 서울교육감 선거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할 수 있다. 집에 배달된 후보 공약집이라도 한번 꼼꼼히 살피고 투표장으로 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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