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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전세사기' 사촌 형제 2심서 감형…"책임 인정 고려"
기사 작성일 : 2024-10-15 15:00:35

서울중앙지법


[촬영 이성민, 장지현]

한주홍 기자 =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전세보증금 81억원을 가로챈 사촌 형제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성복 부장판사)는 1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중개보조원 김모(33)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김씨의 사촌 동생 이모(27)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람은 1심에선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의 공범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또 다른 중개보조원 장모(41)씨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대위변제를 받았다고 해도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정신적 고통을 겪어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이씨는 2019년 3월~2020년 1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빌라를 사들인 뒤 세입자 32명으로부터 81억원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무자본 갭투자란 자기자본 없이 실제 매매대금보다 높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부동산 중개보조원이었던 김씨는 범행 대상 빌라와 임차인을 물색하고, 이씨는 매수인과 임대인으로서 명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후 이들은 빌라 32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차액을 챙겼다. 계약 만기 땐 후속 임차인의 보증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막는 방식으로 지급했다.

공범인 장씨는 사촌 형제에게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가르친 뒤 함께 약 9개월간 23채의 빌라를 집중 매수해 범죄 수익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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