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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맞은 해리스, 승부처 조지아주 흑인교회 찾아 투표 독려(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0-21 06:00:58

흑인 교회 예배에 참석한 해리스 미국 부통령


(스톤크레스트[미 조지아주] AP=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대형 흑인 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20

(워싱턴= 강병철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남부 경합주인 조지아에서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에 투표를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대형 흑인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경 복음 중 강도를 당해 길가에 쓰러진 사람을 구한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하고서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순간 우리나라 전역에서 분열을 심화하고, 혐오를 확산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혼동을 일으키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순간 우리나라는 교차로에 있고 우리가 여기서 어디로 나아갈지는 미국인이자 신앙인인 우리에게 달려 있다"면서 미국이 혼동과 공포, 혐오의 나라가 될지, 자유와 연민, 정의의 나라가 될지를 유권자가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은 해리스 부통령의 60세 생일이었고, 예배 참석자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서 조지아주 존즈버러의 교회를 찾은 뒤 민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와 MSNBC 방송용 인터뷰를 녹화했다.

그는 존즈버러의 교회에서도 '행동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최근 100번째 생일을 맞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가 투표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다 투표할 수 있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가수 스티비 원더가 참석해 해리스 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른 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흑인 교회 예배에 참석한 해리스 미국 부통령


(스톤크레스트[미 조지아주] AP=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대형 흑인 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20

A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는 흑인 신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투표소로 가는 영혼들'(souls to the polls)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전국 흑인 종교 지도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흑인 교회는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자의 흑인 참정권 억압이 횡행하던 시절부터 흑인 유권자의 투표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고 AP는 설명했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이날 주요 승부처인 미시간주의 새기노에서 교회를 방문하고, 월즈 주지사의 아내 그웬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예배에 참석한다.

NBC뉴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기독교 신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개신교를 믿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만큼 자신의 신앙을 부각하지는 않아 왔다고 보도했다.

NBC뉴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준비했던 2007년에는 신앙이 없는 미국인이 전체의 16%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8%로 증가하는 등 선거에서 종교적 색채를 드러낼 유인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침례교회에 다니지만, 어머니로부터 힌두교 영향을 받았고,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유대교인이라 종교적 배경이 단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초접전 양상에서 다양한 종교·민족을 포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메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하원의원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과 함께 한국계 등 아시아태평양계(AAPI) 유권자를 만나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해리스 대선 캠프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60번째 생일을 맞아 그의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부통령보다 18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령문제를 쟁점화했다고 CNN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막바지 선거운동에서 올해 78세로,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경합주인 미시간주 유세에서 "그(트럼프)는 점점 더 불안정하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unstable and unhinged)가 돼가고 있다"면서 "미국 국민은 불안정해 보이는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맞이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고령 쟁점화 전략'은 올해 81세로 당초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가 지난 7월 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활용했던 것으로, 해리스 부통령 측은 이 전략을 역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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