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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차근호 기자 = 납품업체에 수십억대 대금을 주지 않아 물의를 빚는 부산의 한 중소 마트업체의 모회사에서도 부가세 정산이 지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취재를 종합하면 논란이 된 마트 체인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사실상 사주도 동일한 부산의 한 대리운전 업체에서 산하 총판(대리점)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4년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대리운전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해당 업체는 고객에게 전화를 받고 배차하는 본사와 실제 운전기사들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개별 사업자인 총판으로 구분돼 운영된다.

대리기사가 고객에게 직접 돈을 받는 '개인콜'의 경우 기사가 총판에 주급 등을 내고, 총판이 이를 본사와 나눠 갖는 방식의 영업 구조다.

반면 기업 고객들이 월 혹은 연 단위로 계약하는 '법인콜'은 본사가 돈을 받은 뒤 총판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이 법인콜 매출 부분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본사가 정산할 때 매출의 10%인 부가가치세까지 총판에 지급한 것으로 계산서를 주지만 실제로는 부가세 부분은 빼고 대금을 준다는 게 총판의 주장이다.

2020년부터 부가세 일부를 빼고 정산하더니 지난해부터는 아예 부가세를 모두 미루고 있다고 총판 관계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총판 관계자는 "본사가 우월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이런 불합리한 정산에도 불만을 크게 나타내지 못하고 금전적 피해를 떠안고 있었다"면서 "총판들에 대한 전체 부가세 미정산 금액이 2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아는데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총판은 "정산 구조의 불합리한 문제가 세무 문제를 동반하지 않는지 국세청이 들여다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면서 "계열사들에도 미정산 문제가 있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대리운전 업체 측은 "코로나 시점을 거치면서 본사와 대리점 간에 사업 계수 조정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현장과의 논의를 거쳐 피해자가 없도록 다 정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대리운전 업체가 20%의 지분을 소유한 마트 체인에서는 납품업체에 대한 수십억원대 대금 미지급으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이 잇따른다.

피해자들은 현재 대책위도 꾸려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