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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혁당 재건위' 故진두현씨, 사형 확정 48년 만에 재심 무죄
기사 작성일 : 2024-10-31 12:00:30

법원


<<서울고등법원 제공>>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이 함께 쓰고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전경. 전경

한주홍 기자 = 박정희 정권 당시 이른바 '통일혁명당(통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16년간 옥살이를 했던 재일교포 고(故) 진두현 씨가 사형 확정 판결 48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송오섭 김선아 부장판사)는 31일 고 진두현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방위산업체 직원 고 박석주 씨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국가의 형벌권 대상은 법률의 실체적 진실을 엄격한 증명으로 밝힐 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엄격한 증명을 위해서는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 결과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진술은 피고인들이 보안사에 의해 불법구금돼 가혹행위를 당한 이후 임의성(자발성)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자백의 보강 증거로 제출된 압수물 역시 불법 수집된 것으로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반백 년이 흘렀지만, 그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의 이 판결이 유족들에게 아주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재판 후 진씨의 배우자 박삼순 씨는 기자회견을 갖고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검찰이 항고 없이) 이걸로 끝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혁당 사건은 1968년 8월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북한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통혁당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으로 모두 17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진씨는 1976년 사형이 확정됐다. 진씨는 16년간 옥살이를 하다 감형돼 1990년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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