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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교과서 교실혁명] ① '학생 맞춤형 교육' 내년 신학기 교실 안으로
기사 작성일 : 2024-11-10 07:00:35

[※ 편집자주 =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내년 초·중·고교 현장에 도입됩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 기회를 지원하기 위한 신개념 교과서입니다. 이 교과서를 두고 '잠자는 교실'을 깨울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디지털 과몰입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합니다. 는 AI 디지털교과서가 바꿀 교실의 모습과 명암을 담은 세 편의 기사를 일괄 송고합니다.]


AI 디지털교과서 예시(중학교 영어)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은지 김수현 기자 =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다음 달 공개된다. 이 교과서는 2025학년도 신학기부터 실제 수업에 사용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습이 부진한 학생에게는 부족한 부분을 콕 집어 알려주는 보조교사, 우수한 학생에게는 더욱 심층적인 공부를 할 수 있게 돕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고안됐다.

그러나 가뜩이나 심각한 청소년의 디지털 의존도를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이나 교사의 미숙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달 29일까지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및 수정 작업을 완료하고, 다음 달 최종 합격본을 일선 학교에 배포한다. 각 학교는 이를 검토한 뒤 수업에서 쓸 과목별 교과서 1개씩을 선정하게 된다.

교사는 내년 3월부터 현재의 서책형 교과서와 AI 디지털교과서를 함께 수업에 활용해야 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이고, 교과목은 영어·수학·정보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주된 취지는 학생별 능력과 수준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는 것이다. 학생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로 배우고 교사는 학생별 데이터를 토대로 더욱 창의적인 수업을 꾸려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처럼 모든 학생이 일괄적으로 같은 수업 진도를 나가는 게 아니라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성취 수준, 학습 현황 등을 다각도로 진단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사가 수업을 재설계하는 방식이다.

학생 개인에게는 맞춤형 학습 콘텐츠나 문항 등을 제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갈 수 있게 돕는다.

예컨대 초등학교 3학년인 A군이 수학 시간에 분수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좀 더 쉬운 수준의 분수 문제부터 제공해서 차근차근 난도를 높여나가 현재의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반대로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진도를 마친 학생은 더욱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심층학습을 하게 된다. 단 선행은 하지 않는다.


AI 디지털교과서 예시(중학교 영어)


[교육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심사에는 현재 교과서 시장에 진출한 다수의 발행사가 참여했다.

영어는 지원한 발행사 대부분이 합격했으나 수학은 초등학교의 경우 11개사 중 2곳만 합격할 만큼 합격률이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이기 때문에 기준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며 "사교육에서 쓰이는 (문제은행) 방식이 아닌 공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원래 올해 8월 중 검정 심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3개월가량 지체됐다. 학교별 교과서 선정 작업이 끝나면 교사들은 신학기 시작 전까지 교과서를 숙지할 시간이 3개월도 채 남지 않는다.

교육부는 지난 5월 '교실혁명 선도 교사' 연수대상자 1만2천여명을 선정해 시제품을 활용한 교육을 한 바 있다.

이들이 각 학교에서 일선 교사를 가르치는 방식으로 신학기 전까지는 차질 없이 교사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교육부는 예상했다. 학교별 컨설팅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교과서를 교사들이 석 달 내에 수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완전히 숙지할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여기에 디지털 과몰입, 지방교육재정 악화, 지역별 격차 등의 문제도 지속해서 거론된다.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 금지되나


신현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서 하교하는 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2024.11.4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나온 상황에서 또 다른 디지털 기기를 학생들 손에 쥐여주는 게 바람직할지 의구심을 품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 단말기는 유해매체를 차단하도록 설정한다지만, 학생들의 인터넷 접속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려울 수 있다.

시도 교육청은 내년 교육재정이 줄었는데 AI 디지털교과서 이용료,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예산까지 자체 편성해야 하는 부담감을 토로한다.

교육청별 투입되는 예산이 제각각이다 보니 AI 디지털교과서가 오히려 지역별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능동적인 참여를 전제로 하기에 수동적으로 영상을 보기만 하는 다른 디지털 매체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며 디지털 과몰입은 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다만 지역별 여건의 차이, 교육청의 부담 등을 고려해 2026학년도에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과목을 2025학년도와 동일하게 3개 과목으로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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