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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외교·안보 진용에 대(對)중국 매파 인사들을 대거 발탁했지만, 중국 측에선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감지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중국 고위 당국자들과 소통하는 전문가 등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기용한 인사 중에는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적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 같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귀환을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다시 기용될 경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보인 강경 기조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던 2020년 중국 국민을 향해 미국과 협력해 중국 공산당의 행동을 변화시킬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퇴임 후 발간한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Never Give an Inch)에서 대만의 국가 인정을 주장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분노를 샀다고 WSJ은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경계했다고 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고 러시아를 중국에서 떼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중국 프로그램 디렉터는 "현재로서는 아직 (미중간) 대화의 여지는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만약 트럼프가 중국 공산당의 핵심 이익과 권력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인물을 뽑는다면 "그때 중국의 입장에선 대화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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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국으로선 현재 공개된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 역시 녹록지 않은 상대들이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미 의회에서 더 강력한 중국 제재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들이다.

루비오 의원은 신장웨이우얼 소수민족의 인권 문제 등을 비판하다 2020년 중국의 제재 대상에도 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국방장관으로 내정한 피트 헤그세스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을 패배시키기 위한 군대를 만들고 있다"며 중국에 적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중국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자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멀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제재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이 전쟁을 조기 종식한 뒤 러시아와 중국을 떼어놓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는 1970년대 냉전 당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대중국 데탕트 시대를 열었던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전략을 차용한 '역(reverse) 닉슨 시나리오'에 대한 걱정이라고 WSJ은 짚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와 소통하는 한 소식통은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 외교·안보 강경파에 맞서기 위해 재계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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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은 차기 정부 실세로 거론되다 정부혁신부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의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만큼, 머스크와 중국 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테슬라에 '차량 개인정보 보호' 인증을 부여하며 머스크에 유화적 시그널을 발신했다.

이는 테슬라 차량이 중국의 자동차 보안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공인한 것으로, 이 인증의 획득은 중국 개인·기업·정부 기관이 테슬라 차량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WSJ은 설명했다. 중국에서 이 인증을 받은 외국 자동차 제조사는 테슬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