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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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 기자 =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내각 인선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대중 강경파'로 분류된 이들의 과거 강경 발언과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공산당을 나치에 비유하고,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음모론을 제기하고, 미중관계를 두고 냉전 선언을 하는 등 다소 극단적 성향 인사들이 요직에 기용될 것으로 전해진 뒤 외신도 '중국의 두려움'을 주목하고 있다.
14일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 입장에서 가장 '문제적' 인물은 미국 외교 사령탑인 국무부 장관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다.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의원으로 알려진 루비오 의원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자치권 침해 문제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인권·자치 이슈에 대해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AFP에 "대중 강경파들은 중국 문제와 관련한 결정을 할 때 결과가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해 미중 교류와 대화의 기회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에 기반을 둔 J. 마이클 콜 안보전략 분석가는 "루비오 의원은 중국 방문에 제재를 받는 인물"이라면서 "중국 측과 협상이 필요한 정상회담을 갖거나 장관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의원은 2020년 중국으로부터 두 차례나 제재를 받았다. 하나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를 두고 내정 간섭했다는 이유였고, 다른 하나는 홍콩 민주화 시위(2019년) 이후 중국 본토와 홍콩 관리들이 제재를 받은 이후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대 왕이웨이 국제학과 교수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중국이 루비오에 대한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제재가 루비오 개인에게는 적용되지만, 국무장관이라는 직책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으로서는 루비오 의원이 친 대만 성향이라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콜 분석가가 지목한 또다른 강경파는 차기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지명된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의 한 실험실에서 유출돼 시작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차기 국가 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된 육군 특수전 부대(그린베레) 출신의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도 미국 내에서는 대표적인 매파(대중 강경파)로 분류됐다.
그는 "미국은 중국 공산당과 냉전 중"이라는 발언을 하고, 베이징에서 열린 2022년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중국이 1930년대 독일 나치 규모의 군사적 증강을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에 신경 쓰이는 또다른 인물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서 '무역 차르'가 되기를 원한다고 지목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상무부와 USTR를 포함해 무역 정책 전반에 대한 감독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큰 라이트하이저는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평가되며 미국의 시장과 기술, 자본에 대한 중국의 거의 모든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강경파들을 잇달아 주요 내각에 앉힐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정부는 경계심을 갖고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AFP는 짚었다.
다만 앞서 WSJ는 트럼프의 2기 행정부 외교·안보라인에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적들이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내각 인선 명단에서 보이지 않자 중국 측에서는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감지된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트럼프의 전권에 달렸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 무역관계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는 반면,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하며 협상에 대한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AFP는 짚었다.
우신보 교수 또한 "트럼프가 중국과 대화를 할 것인지 아니면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릴지, 모든 것은 트럼프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반중(反中) 색채가 짙은 라인업에 대해 "중국의 대미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며, 미국의 내부 사무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래픽]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 현황
김영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끌 국무부 장관으로 마코 루비오(53) 상원의원을 공식 지명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의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마코는 존경을 많이 받는 지도자이고, 매우 강력한 자유의 목소리"라며 지명 사실을 발표했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