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천정인]

(광주= 박철홍 기자 = 병역 기피를 위해 고의로 체중을 감소시킨 혐의로 기소된 20대 대학생이 무죄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20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대학생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병역판정 검사에서 체질량지수(BMI) 16 미만으로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판정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병역 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체중을 고의로 줄였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병역 감면을 위해 음식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단정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A씨는 고등학교 3학년 신체검사 결과에서도 저체중으로 판정받을 정도로 키에 비해 왜소했다.

이 부장판사는 의대 진학을 희망하던 피고인이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학업을 매진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체중이 감소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또 의대 진학에 실패해 공대에 진학한 이후에도 공기업 입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계속 학업에 매진하고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 체중감소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헌혈 과정에서 A씨가 체중을 높게 적어 낸 증거가 있긴 하지만, A씨가 헌혈하기 위해 실제보다 체중을 높게 이야기한 것으로 보이고, 정상범위 이상의 소변 수치도 반드시 금식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을 받고 A씨와 어머니는 법정 밖에서 얼싸안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