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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 복귀 앞두고 한일에 잇따라 비자면제 '러브콜'
기사 작성일 : 2024-11-22 23:00:56

윤석열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리마[페루]= 홍해인 기자 =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4.11.16 [공동취재]

권수현 기자 = 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을 상대로 무비자 입국 조치를 확대·재개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집권 1기 때보다 더 강경한 대(對)중국 기조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영향력을 확보하려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한국 등 29개국에 적용 중인 무비자 입국 허용 기간을 현행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일본 등 9개국을 무비자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상호 비자면제협정 없이 일방적으로 외국 여행객을 맞아들이는 '일방적 비자 면제' 조치의 대상국과 기간을 더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무비자 입국 대상국을 확대해온 중국은 지난 1일 한국을 수교 이래 처음으로 비자 면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하고 8일부터 시행 중이다.

일본의 경우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비자 면제 조치를 재개했다. 중국은 당초 일본,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3개국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다 2020년 3월 중단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집권 1기 시절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전방위 압박을 가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중국 상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2기 행정부에서 대중 강경파들을 요직에 기용하며 한층 강한 압박을 예고했다.

이처럼 미·중 관계가 더 험난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그간 갈등을 빚던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킬 필요성이 커졌고, 트럼프 2기의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는 미국의 동맹국을 향해 자국 입국 문턱을 일방적으로 낮추는 비자 면제 카드로 우호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2024. 11.22 [ 자료사진]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방적 비자 면제 대상국에 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 등 유럽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을 차례로 포함했다.

이 가운데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은 한미일 3각 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 미국 중심의 중국 견제 네트워크 참여국들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중국의 일본인 단기 비자 면제 조치 발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중 관계가 한층 악화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일본을 중국 편으로 포섭할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중국의 무비자 정책 확대는 경제효과를 노린 측면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경제교류와 무역을 촉진해 침체한 중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적지 않은 정부 수입원인 비자 발급 비용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전날 내놓은 대외무역 성장 촉진 정책에 비자 면제 대상국 확대를 넣었고, 퉁쉐쥔 중국 외교부 영사사(司·국) 부사장은 이날 대외무역 성장 촉진 범정부 기자회견에서 "여행, 특히 비즈니스 인력의 교류에 더욱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한중 양국 간 인적 교류 규모는 총 1천36만명에 달했다. 방한 중국인은 602만명으로 전체 방한 외국인 중 34.4%를 차지하며 1위였고, 방중 한국인은 전체 출국자 수의 30.6%인 434만명으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일본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비자 면제 재개 요청을 받았음에도 '상호주의'를 내세워 거절해왔던 중국이 뒤늦게 이를 허용한 것을 두고 일본 언론은 중국이 일본 기업의 투자를 끌어오는 등 일본과 비즈니스 교류 확대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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