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34년 역사 접는 청주 육거리시장 '사랑방' 농협 석교점
기사 작성일 : 2024-11-26 16:01:11

농협 석교동점 폐점에 상인 반발


[육거리종합시장 상인회 제공]

(청주= 천경환 기자 = 중부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청주 육거리시장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농협은행 지점이 30여년의 긴 역사를 접고 문을 닫는다.

농협 측은 건물 노후화 등으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은 비대면 금융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농협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육거리시장 내 석교동지점은 다음 달 20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건물 및 내부 시설물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로 석교동지점은 1.2㎞ 떨어진 동청주지점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1990년부터 34년 동안 영업해 온 석교동지점은 육거리 전통시장 안에 자리 잡아 시장 상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금융 업무 처리는 물론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이웃 상인과 교류하는 쉼터로 활용된 공간이었다.

이렇다 보니 긴 세월 동고동락해온 은행의 폐점 소식에 상인들은 불만이 상당하다.

육거리종합시장 상인회 소속 상인 50여명은 이날 오후 육거리시장 앞에서 폐점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고령 상인과 지역 농민들은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아 통장으로 직접 거래를 해왔는데 지점이 없어지면 생업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며 "가까운 거리에 있던 지점이 통합되면 시장 이용객들도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접근성이 떨어져 지역 상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은행 충북본부는 석교동지점 자리에 ATM(현금자동출납기) 설치 또는 전문 상담 직원과 화상으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 데스크' 창구 운영을 검토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충북본부 관계자는 "영업점 이전을 위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대체지를 물색했으나 요건에 충족하는 곳이 없었다"며 "경영 환경 변화와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은행은 점포를 급격하게 축소했으나 농협은 특수성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