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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기자 = 경찰이 위성방송 수신기(셋톱박스)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용 프로그램을 깔아 수출한 국내 제조업체를 적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내 셋톱박스 제조업체 A사의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 5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A사는 2018년 11월 외국의 불법방송 송출업체인 B사로부터 디도스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셋톱박스를 제작해 유럽에 24만대가량을 수출했다.

B사는 '경쟁업체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받고 있다'며 대응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디도스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사는 2019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B사에 수출한 셋톱박스 24만대에 디도스 공격용 프로그램을 탑재하거나 '펌웨어 업데이트' 형태로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이 셋톱박스를 통해 축구 경기나 넷플릭스 콘텐츠 등을 불법으로 보던 다수의 유럽 국가 시청자들은 고스란히 디도스 공격에 노출됐다.

A사가 거둔 수익은 61억원이다. A사의 연 매출액은 300억원대로 알려졌다.

경찰은 A사의 셋톱박스 매출액 61억원에 대해서는 이달 초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 유통된 셋톱박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수사는 지난 7월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가 'A사가 수출하는 셋톱박스에 디도스 공격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첩보를 전하면서 시작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방송 업체 간 디도스 공격은 해외에서 비일비재하지만 국내에서 디도스 프로그램을 탑재해 팔다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