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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 보고 안내방송 듣고 나온 아파트 주민들…제설에 한마음
기사 작성일 : 2024-11-29 16:00:32

(수원= 강영훈 기자 = 지난 27~28일 이틀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게는 4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가운데 경기도 내 아파트 주민들이 제설작업에 팔을 걷고 나선 사례가 잇달아 눈길을 끈다.


군포 아파트서 눈 치우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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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도내 공동주택에 따르면 군포시 오금동 소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는 전날 오후 3시 30분께 안내 방송으로 "눈 치우기에 동참해달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입대의는 "어제부터 내린 폭설로 인해 차량과 주민 통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관리사무소 직원만으로는 제설작업이 어려우니 동참이 가능한 주민들은 관리사무소 앞에 비치된 제설 도구를 가지고 눈 치우기 작업에 동참해달라"고 방송했다.

이 안내 방송은 입대의 회장 정모 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말끔해진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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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차를 빼지 못할 정도로 쌓인 눈을 치우던 정씨는 주민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제설작업을 끝낼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 관리사무소 측에 안내 방송을 요청했다고 한다.

관리사무소는 눈삽 100여개를 준비하고, 주민센터에 요청해 넉가래 등 다른 제설 장비도 지원받았다.

이어 안내 방송을 들은 주민들이 너도나도 자발적으로 나와 주차장과 보행로는 물론 아파트 주변까지 쌓여 있는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정씨는 "우리 동과 옆 동까지 2개 동에서만 20~30명의 주민이 나와 제설작업을 했다. 다른 동에서도 주민들이 동참했다고 들었다"며 "방송을 듣고 나온 주민들, 주차하러 왔다가 합세한 주민들까지 모두 폭설로 인해 엉망이 된 아파트를 깨끗하게 치웠다"고 했다.


아파트 주변까지 정리하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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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소재 아파트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 아파트 입대의 회장 서모 씨는 전날 오후 5시께 주민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대화방을 통해 함께 눈을 치워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제설 차량을 동원하는 등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지만, 인력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단 10분이라도, 단 두세 번이라도 내 집 앞에 있는 눈을 쓴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호응한 주민들이 퇴근 후 하나둘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와 관리사무소 측이 준비한 눈삽과 넉가래, 빗자루, 염화칼슘 등을 이용해 제설 작업을 했다.


주민 단체대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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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관리사무소 측에 제설작업에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오히려 '이거 정말 해도 되느냐'며 미안해하더라"며 "그런 걱정을 무색하게 할 만큼 많은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와 추운 날씨에 신발도 젖어가며 집 앞의 눈을 쓸었다. 여러모로 힘든 세상이지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낀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눈이 한꺼번에 내린 탓에 이 외에 다른 아파트나 빌라, 그리고 단독주택 등에서도 주민들이 나서 제설작업을 하는 사례가 잇달았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가 보편화한 지금은 예전과 달리 내 집 앞의 눈을 치우는 모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제설작업과 관련한 시민의 의무는 법률에도 규정돼 있다.

자연재해대책법은 건축물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 등 건축물에 대한 관리책임이 있는 사람에 대해 주변의 보도, 이면도로, 보행자 전용도로, 지붕 등에 대해 제설·제빙 작업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눈 치우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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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을 건축물의 관리책임자로 볼 수 있는지 법적 해석이 분분할 수 있고,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해도 사실상 처벌 등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는 굳이 법률을 따지지 않더라도 앞으로 이번 폭설과 같이 예상치 못한 자연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모두가 방재 의식을 갖고 사고 예방에 동참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제설작업의 경우 지자체의 책임도 있지만, 도민들 역시 각자의 집이나 상점 등에 대해서는 책임 의식을 갖고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도는 '내 집, 내 점포 앞 눈 치우기에 동참해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방재 의식 고취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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