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1975년 '사우디 군복 1억불 수출' 조력…박승돈씨 별세
기사 작성일 : 2024-12-02 10:00:04

왼쪽부터 우순자(1934∼2024)·박승돈(1932∼2024)씨


[유족 제공]

이충원 기자 = 1970년대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무관으로 있으면서 삼성물산의 1억달러어치 군복 수출을 거들었던 박승돈(朴承敦) 전 예림인터내셔널 회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1시22분께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일 전했다. 향년 92세.

같은 요양병원에 있던 부인 우순자(90)씨도 다음날인 지난 1일 오후 2시54분께 별세했다. 부부는 65년을 해로했다.

함경도 안변에서 태어난 박 전 회장은 1950년 개성송도중(6년제) 6학년 재학 중 6·25 전쟁을 맞았다. 육사 12기로 베트남전에 참전, 주월군사령부 작전처에서 근무했다.

귀국 후 1974년 9월 주사우디 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할 때 삼성물산의 1억달러(실제로는 1억6천만 달러) 수출을 거들었다.

고인은 2019년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사우디 국방성 군수국장인 후메이드 장군과 사우디 장교 14명을 데리고 대구 제일모직 공장에 가서 골덴텍스 양복감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1975년 수출 목표가 60억 달러일 때 '1억달러 수출'은 이후 '중동 특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1975년 10월15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고인은 같은 인터뷰에서 "유양수 주사우디 대사에게 '국방부에서 중장비 기능공을 양성해 기업체에 취업시켜 사우디에 진출할 길을 열어주면 제대 군인이 취업도 되고, 군도 민복(民福)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건의해 이것이 1976년 4천명, 1977년 7천명 제대군인 기능공 양성계획으로 이어졌다"고도 말했다.

이후 보병 50사단 부사단장(대령)을 거쳐 전역한 뒤 극동건설 상무, 정우개발 중동본부장, 현대중공업 전무, 예림인터내셔널 회장 등을 지냈다. 예림인터내셔널 회장이던 1996년 서울 세종로 주차장 지하 매장에 국내 최초의 사무용품 전문 할인점 '오피스 원 슈퍼스토아'를 개장했다.

화랑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보국훈장 3·1장을 받았다.

딸 박화진 숙명여대 인공지능공학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후 사업에서 물러난 뒤 강남성은교회 명예장로로 계시면서 군 선교에 열중하셨다"고 말했다.

유족은 4녀(박화순·박화경·박화진<숙명여대 인공지능공학부 교수>·박화옥<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사위 김동관(메트로칸 대표)·강두필(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김상범(세종사이버대 자산관리학부 교수)·안영호(미국 매텔 근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 3일 오전 7시15분, 장지 음성 대지공원묘원. ☎ 02-3410-6924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유족 연락처 필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