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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내고 유엔 연설?…中인플루언서 겨냥 '인증샷 사업' 논란
기사 작성일 : 2024-12-05 16:01:03

COP에서 인터뷰하는 참가자


[화시두스바오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권숙희 기자 = 소셜미디어 세상에서 외모와 명품을 과시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랐던 것일까?

중국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엘리트 면모까지 뽐내려는 풍조가 퍼지면서 유행한 '유엔 인증샷'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小紅書)에서 인플루언서 또는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유엔에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기 위해 거금을 쓴다는 폭로가 나왔다.

자기 능력으로 국제기구에서 연설하거나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브로커를 통해 수천만원을 써서 그럴듯한 경력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현지 매체인 화시두스바오(華西都市報)는 '유엔 인증샷 사업' 브로커들에게 직접 접근해 취재한 실태를 5일 공개했다.

실제로 이 업체는 5박 6일 일정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 참가해 연설하고 유력 매체와 인터뷰까지 진행하는 패키지가 있다면서 비용은 중국 돈 26만위안(약 5천만원)이라고 했다.

연설은 하지 않는 6만위안(약 1천125만원)짜리 기본 패키지도 있었다.

이 브로커는 지금 예약하면 내년 11월 열리는 제30차 COP에 참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단순 관광이 아닌 '옵서버' 신분으로 실제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며, 연설을 위해 필요시 영어 교육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매년 개최국이 바뀌는 COP의 공식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일종의 입장권을 브로커들이 구해 일반인에게 암표처럼 판매하는 것인데, 규제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는 "정식 채널을 통해 초청되는 유엔 회의의 참가비는 모두 무료가 맞다"면서 "일부에서 필요에 의해 COP 참가 자격을 사고파는 암거래 시장이 형성된 것 같다"고 매체에 전했다.

이러한 현실을 알게 된 중국 네티즌들은 "이것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가", "화려한 삶 뒤에 숨겨진 진실이 있었다니 충격적"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이러한 사업이 성행한 데는 단순한 과시욕 때문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 얻은 인기가 곧 벌이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첸장완바오(錢江晚報)에 따르면 '유엔 브이로그'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 셜리 린의 경우 20초 이하 광고로 18만위안(약 3천500만원), 21∼60초 광고로 21만위안(약 4천만원), 60초 이상 광고로는 25만위안(4천800만원)을 각각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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