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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만리장성 허물기' 가능성 보인 기대주 오준성·김나영
기사 작성일 : 2024-12-06 10:00:46

혼성단체 월드컵에 출전한 오준성의 경기 모습


[ITTF 홈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동칠 기자 = 한국 탁구가 2024 국제탁구연맹(ITTF)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값진 수확도 있었다.

남녀 대표팀의 기대주인 오준성(18·미래에셋증권)과 김나영(19·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오준성과 김나영은 5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본선 2라운드 중국과 경기에서 단식에 출전해 세계랭킹 남녀 1위 왕추친과 쑨잉사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오준성은 세 번째 남자 단식에 출전해 세계 최강자 왕추친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으나 0-3(14-16 8-11 11-13)으로 패했다.

점수상으로는 한 세트도 따냈지만, 내용 면에서는 두 차례 듀스 대결을 벌일 만큼 절대 밀리지 않았다.

오준성은 1세트 3-5 열세를 딛고 날카로운 포핸드 드라이브 공세를 펼치며 6-6으로 균형을 맞췄고, 10-10 듀스 상황에서는 롱랠리 끝에 상대 구석에 꽂히는 스매싱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기도 했다.

노련한 왕추친의 공세에 휘말려 1세트 듀스 접전을 14-16으로 졌지만, 오준성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오상은(47) 미래에셋증권 감독의 아들인 오준성은 지난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남자 단식 8강에서 세계 1위 왕추친을 3-1(11-8 2-11 11-8 11-6)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동메달을 딴 적이 있다.

오준성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종합선수권에서 만 17세의 나이로 선배들을 꺾고 역대 최연소로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해 가능성을 보여줬다.

종합선수권 남자 단식 역대 최다인 6차례 우승에 빛나는 아버지를 뒤를 이어 부자(父子) 우승 기록을 남긴 것이다.

서봉국 SPOTV 해설위원은 "오준성 선수는 안정적인 기술을 구사하는 테크니션이어서 굴곡이 없는 장점이 있다"면서 "포핸드의 파워만 보완한다면 언제든 중국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고 호평했다.


혼성단체 월드컵에 출전한 김나영(앞)의 혼복 경기 장면


[ITTF 홈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자팀의 막내 김나영은 에이스 신유빈(20·대한항공)의 뒤를 잇는 기대주다.

김나영은 이번 대회에서 조대성(22·삼성생명)과 혼합복식 콤비를 이뤄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전에서는 단식에서도 진가가 빛났다.

두 번째 여자 단식에 나선 김나영은 세계 1위 쑨잉사를 상대로 듀스 대결이 펼쳐진 첫 세트를 따내며 아깝게 1-2(12-10 2-11 7-11)로 졌다.

쑨잉사는 한국 선수들이 거의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할 만큼 '천적'으로 여기는 선수여서 김나영이 세트를 따낸 건 '녹색 테이블 반란'으로 여겨졌다.

김나영은 신유빈과 마찬가지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해 국내외 대회에서 성적을 내며 주목받았다.

그는 2022년 4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1위(7승 1패)로 통과했으나 아시안게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늦춰진 바람에 다음 선발전 때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아픔을 딛고 올해 8월 파리 올림픽 때 주전 부상 시 단체전에 교체 투입될 수 있는 후보 선수로 참가했다.

전혜경(47) 포스코인터내셔널 감독은 "김나영은 WTT 마카오에서 쑨잉사에게 9-6으로 앞서다가 9-11로 졌지만, 구질을 파악해 준비해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기술력이 좋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활약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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