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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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송은경 이민영 기자 = 국회가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할 예정인 가운데 표결 전 마지막 거래일인 6일 국내 증시가 탄핵안 표결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보다 개인 투자자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탄핵 여부와 향후 경로가 선명해지기 전에는 증시가 방향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69포인트(0.56%) 내린 2,428.16으로 장을 마쳤다.
비상계엄 이후 3일 만에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하락 전환, 장중 1.8% 급락하며 2,400선을 이탈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약보합으로 출발했던 코스닥은 2% 넘게 떨어져 650선을 하회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이며 9.61포인트(1.43%) 내린 661.33에 마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탄핵 찬성 입장 선회가 나오면서 탄핵 정국이 빠르게 돌아가는 가운데 2차 계엄 가능성, 국회의원 구금시도설 등이 언급되며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 움직임과 이에 따른 투자심리에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탄핵 표결 등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 노이즈에 따른 심리변화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눈에 띈다. 오전 급락 때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지수 하방을 받친 반면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급증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개인(5천776억원)의 순매도 규모가 외국인(3천93억원)보다 훨씬 컸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인 4일 4천80억원, 5일 3천164억원으로 더 확대되지고 소폭 감소하는 상황이다.
기관은 8천259억원의 대규모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했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9월 19일(8천795억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주식 전망 보고서에서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증시 흐름을 분석해 "국회 표결, 헌법재판소 결정 등 실제 주요 이벤트 날짜에 맞춰 전략적인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흐름의 관점에서 보면 두 탄핵 사건 모두 외국인 자금 유출을 크게 유도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순매수하고 개인이 순매도에 나선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60억원, 기관은 3천69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4천69억원의 매도 우위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4억원, 643억원을 순매수하고 개인이 1천262억원을 순매도했다.
탄핵 이후 증시 전망도 아직은 분명치 않다. 다만 증시가 우려와 기대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탄핵안 표결이 정치 불확실성을 낮추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가결이든 아니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탄핵 가결이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부결시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으로 증시에는 악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탄핵안이 가결되고 국민 여론이 분명해지면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기 전에도 주식시장은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해석했다"며 "일단 정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나면 주식시장은 탄핵 관련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펀더멘털과 대외 여건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초기 반등 이후 코스피 지수가 20% 이상 하락한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 이후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탄핵 표결 이후 6개월 동안 20% 이상 상승했다"며 "이 같은 상반된 반응은 거시경제 환경과 정책 전개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져올 대외 정책 리스크가 크고 코스피 기업의 이익 전망도 하향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릴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를 지나며 정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시기는 지나가겠지만 2016년 박근혜 정권 퇴진 당시에 대입하면 내년 1월 말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1월 2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강달러 시기에 원화 절하폭이 다른 나라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보고서를 내고 "내수 경기 침체가 전망되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교역 조건 악화 등으로 경제 성장에 하방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 전반에 또 하나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 투자자는 주식·채권 등 금융 자산 전반에 걸쳐 원화 포지션 축소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고, 교역 상대방으로서 한국 기업이 갖는 매력도도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