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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톡] 광주경총에 '신년회 기득권' 빼앗긴 광주상의
기사 작성일 : 2024-12-08 09:01:16

(광주= 송형일 기자 = 광주상공회의소가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신년 인사회를 놓고 체면을 구겼다.


광주경총 주최, 2025년 신년 인사회 초청장


[광주경총 제공]

수십년간 개최했던 날짜와 장소를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선점하는 바람에 김빠진 행사를 하게 됐다.

신년 인사회는 상의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메인 행사다.

상의 회장이 지역 기업인은 물론 정·관계 주요 인사 수천 명을 초청, 한해의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덕담을 나누는 자리다.

지난 1974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가 딱 50년으로, 중단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과 2023년, 단 2년뿐이었다.

상의가 주최하는 신년회는 매년 1월 3일을 기준으로 오전 10시 반에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 컨벤션홀에서 개최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비롯해 단체장과 국회의원, 지방의원, 주요 기관·사회단체장과 회원 기업 등 초청장만 3천여장이 발송되고 참석 인원도 500∼600명에 달한다.

내년 상의 신년회도 변함없이 그날, 그 장소에서 열릴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광주경총이 그날을 차지했다.

광주경총은 3일 참석자에게 떡국 대접을 시작으로 난타 공연 등 사전 분위기를 잔뜩 띄운 뒤 신년사와 덕담에 강기정 시장의 특강 등 알찬 프로그램을 내놨다.

그동안 경총이 주관한 신년 인사회는 항상 금요 조찬 포럼을 겸해 열렸으며 장소도 호텔이었는데 이번에는 묘하게도 날짜와 장소가 바뀌었다.

이 금요 조찬 포럼은 개최 횟수가 1천670회에 달할 정도인 국내 최장수 행사이기도 하다.

광주경총 관계자는 6일 "올해 신년 인사회는 조찬을 겸해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했는데 너무 많은 인원이 오는 바람에 절반가량이 식사조차 못 했다"며 "포럼 행사 뒤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예약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월 3일이 금요일이어서 포럼 날짜를 잡은 것일 뿐, 무슨 의도를 갖고 날짜와 장소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총의 해명은 1년 전에 장소를 예약했고 그날이 마침 금요일이어서 상의 행사에 훼방을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오해라는 것이다.

이후 상의와 경총은 공동 개최 등을 실무선에서 논의했으나 두 단체의 행사 방식과 프로그램이 너무 차이가 나 결국 '따로 행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상의는 내년 1월 6일 오전 10시 30분에 경총이 행사를 진행한 그 장소에서 뒤늦은 신년 인사회를 열 계획이다.

광주상의 모 회원 업체 대표는 "상의가 얼마나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일을 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며 "새로운 혁신과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꼬집었다.


광주상의 주최, 2024년 신년 인사회


[ 자료]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공동 개최를 협의했으나 경총은 밥 먹고 강연 듣는 형식이고 우리는 신년 인사하고 주요 기관장이 건배사 하는 방식이어서 결국 따로 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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