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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선언' 시리아 반군 내홍 조짐…벌써 독자 군사행동
기사 작성일 : 2024-12-08 20:00:57

시리아 반군, 다마스쿠스 장악


(AFP 8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시민들이 반군의 도시 장악 후 알아사드 정권을 상징하던 동상이 쓰러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2024.12.8

(이스탄불= 김동호 특파원 =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이 이끄는 시리아 반군이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했지만 내부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군에는 HTS 외에도 민주주의 세력, 쿠르드족 민병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등 뿌리가 다른 여러 정파가 반군에 뒤섞여 있는 데다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집단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적'인 알아사드 정권이 사라지면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내부 알력 다툼 조짐도 벌써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리아임시정부(SIG) 국방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리아 북부 만비즈 마을에 있는 쿠르드족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SIG는 시리아 내전 발발 직후인 2013년 반정부 세력 연합체인 시리아국민회의(SNC)가 세운 조직이다. HTS가 2017년 세운 시리아구원정부(SSG)와 북서부 이들리브 등지를 공유하며 역내 주도권을 두고 경쟁해온 관계다.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첫날부터 주요 반군단체가 독자행동을 한 셈이다.

전날 HTS는 "시리아 정부와 국제기구, 유엔 사무소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정권 이양 과정을 염두에 둔 듯한 입장을 냈지만 실제로는 다마스쿠스에 반군이 입성한 이후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날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대사관 건물에 반군이 들이닥쳤다고 보도했다. 반군 대원들은 레바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등을 상징하는 깃발을 찢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알아사드 정부의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였다.

이라크 국영 INA 통신은 다마스쿠스 상황이 불안해지자 시리아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들이 인접국 레바논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은 북부 접경지 골란고원 일대의 '완충지대' 등지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영토에 진입한 것은 1974년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부 상황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완충지대를 지키고 이스라엘과 주민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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