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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남태평양 나우루와 안보조약 체결…"중국 견제용"
기사 작성일 : 2024-12-09 14:00:56

호주·나우루 정상회담


(캔버라 AP= 9일 호주 캔버라 의회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가 데이비드 아데앙 나우루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2024.12.9.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호주가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와 안보, 금융, 통신 분야에서 강력한 양자 조약을 체결했다.

9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캔버라에서 데이비드 아데앙 나우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호주가 나우루의 강력한 안보·경제 파트너로서 각종 인프라 투자에 나서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국 발표에 따르면 이날 체결한 조약에 따라 나우루가 해양 안보, 국방, 치안은 물론 항구나 비행장, 은행 부문과 관련해 제3국과 양자 협정을 체결하기 전 반드시 호주와 협의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대신 호주는 나우루의 안보와 금융 시스템, 통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1억 호주달러(약 916억원) 규모의 원조 패키지와 별도의 경찰력 강화 지원을 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부터 호주의 상업은행인 코먼웰스 은행이 나우루에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인구 1만2천여명에 불과한 나우루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로 법정 화폐는 호주 달러를 사용한다.

한때는 풍부한 인산염 덕분에 자원 부국으로 풍요를 누렸지만 이마저 고갈되면서 지금은 호주 난민 수용소를 위탁 운영하는 것으로 국가 재정을 꾸릴 정도로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우루의 유일한 은행인 호주 벤디고 은행이 올해 말 나우루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호주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벤디고 은행의 빈자리를 노리고 중국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BOC)이 나우루 진출을 추진하자 나우루의 법정 화폐가 호주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이 때문에 호주 정부는 벤디고 은행의 빈자리를 다른 호주 은행이 대체하도록 노력해 왔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 조약은 우리 지역을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고, 아데앙 대통령은 "이 조약이 경제와 안보를 강화하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조약이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국의 국내 요건을 충족한 후 2025년에 발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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