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준서 기자 =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던 육아휴직자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제도 뒷받침, 사회적 인식 개선 등으로 육아휴직 문화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출생아가 급감하면서 육아휴직 대상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경우는 19만5천986명으로 1년 전보다 3.0%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제공된 2010년 이후로 육아휴직자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약 7만3천명 불과했던 육아휴직자는 2011년 9만명, 2012년 10만명, 2013년 11만명, 2014년 12만명, 2015년 13만명, 2016년 14만명, 2018년 15만명, 2019년 16만명, 2020년 17만명을 각각 웃돌았다.
'3+3 육아휴직제'(부모 모두 육아휴직시 3개월간 휴직급여율 상향 등)가 시행된 2022년에는 15% 급증하면서 20만명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0~8세 인구가 전년대비 6.5% 감소한데다가, 2022년 육아휴직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육아휴직자는 줄었지만 육아휴직 비율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규모
[출처: 통계청]
육아휴직자 중 아빠는 5만455명으로 전년보다 7.5% 감소했다. 엄마 육아휴직자는 14만5천531명으로 1.4% 줄었다.
육아휴직자 중 아빠의 비중은 25.7%로, 전년(27.0%)보다 낮아졌다. 엄마의 비중은 74.3%로. 아빠의 3배 수준이다.
연령대를 보면 아빠 육아휴직자가 엄마보다 높았다.
엄마 육아휴직자는 30대 초반(30∼34세)이 41.3%로 가장 많았고, 30대 후반(35∼39세)이 33.5%, 40세 이상 15.4%, 30세 미만 9.9% 순이었다.
아빠는 30대 후반(35∼39세)이 38.2%로 가장 많았고, 40대 이상도 35.7%에 달했다.
갈 길 먼 육아휴직(CG)
[TV 제공]
기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 육아휴직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빠 육아휴직자의 70.0%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근무했다. 이어 50∼299명(14.7%), 5∼49명(11.0%), 4명 이하(3.7%) 순이었다.
엄마 육아휴직자 역시 58.2%가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 소속이었다. 이어 5∼49명(20.6%), 50∼299명(14.8%), 4명 이하(5.8%)인 기업체 순이었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의 부모 가운데 작년 육아휴직자의 수는 8만7천198명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한 사람은 1만3천336명으로 1년 전보다 2.1% 늘었다.
출생아수가 2022년 24만9천186명에서 2023년 23만28명으로 7.7% 급감한 것으로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육아휴직 사용률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2014년에 출산해 지난해까지 한 자녀만 둔 부모를 살펴보면 엄마는 자녀 나이 0살 때 쓰는 비중이 83.5%로 압도적으로 컸다. 아빠는 자녀 6살(17.5%)~7살(17.9%)에 육아휴직을 쓰는 비중이 가장 많았다.
시도별로는 세종(37.0%)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36.1%), 제주(35.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