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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새 주미대사에 통상 전문가 맨덜슨 내정"
기사 작성일 : 2024-12-21 01:00:58

피터 맨덜슨 전 장관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차기 미국 주재 대사에 통상 전문가인 피터 맨덜슨(71)을 내정했다고 영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맨덜슨 전 장관은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노동당 정부에서 산업장관과 추밀원 무역위원장을 지냈고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 전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을 맡았다.

1992∼2004년 하원의원을 지냈고 2008년 상원의원이 됐다.

스타머 정부가 통상에 조예가 깊고 오랜 정계 경험으로 정치적 수완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을 주미 대사에 내정한 것은 수입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브렉시트 반대파였고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중국과 협력적 관계를 지지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는 트럼프 정부와 이견을 빚을 수 있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그가 통상 전문성과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민감한 시기에 국익을 대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캐런 피어스 현 주미 대사의 임기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로, 이후 맨덜슨 전 장관이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직업 외교관이나 공무원을 주미 대사로 파견해 왔으며 정치인은 거의 반세기 만에 처음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BBC 방송에 "총리가 정치적 임명을 택한 것은 트럼프 정부와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맨덜슨 전 장관은 2019년 이탈리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무모하고 세계에 위험한 인물"로 거론한 적이 있다.

그러나 주미 대사로 하마평이 돌던 지난달에는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제언하는가 하면, 노동당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언론은 그가 영국 정계에서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맨덜슨 전 장관은 스캔들로 장관직에서 사임한 적이 두 차례 있다. 한 번은 내각 동료에게 주택 대출을 받고선 이를 신고하지 않았고, 다른 한 번은 외국 기업인 시민권 신청과 관련해 부적절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았다.

대중 앞에서는 예의 바른 모습으로 비치지만 막후에서는 가차없는 정치적 책략을 꾸민다는 평가로 '어둠의 왕자'라는 별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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