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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리나라 커피값이 세계적으로 비싸다?
기사 작성일 : 2024-12-24 08:00:33

1년 사이 1천400곳 매장 늘어난 저가 커피 3사


김성민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2024.6.30

구정모 기자 = 최근 커피 원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일상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사이에서 "이젠 커피도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커피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는 이야기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제기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인식도 적지 않게 퍼져 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커피 가격이 유달리 높은 것일까.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라테 가격을 통해 알아본 결과,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커피값은 중간 수준 정도로 볼 수 있다.

◇ 라테 가격 기준, 한국 중하위권…스위스 가장 비싸

가격정보 제공업체 글로벌프로덕트프라이시스닷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스타벅스 라테 톨 사이즈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 3.8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당시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5천원가량에 해당한다.

한국의 라테 가격은 조사 대상 37개국 가운데 21위로, 순위상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글로벌프로덕트프라이시스닷컴은 국가별로 적어도 3곳 이상의 대형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업체의 자료를 취합해 가격을 산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


한상균 기자 = 28일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고 있다. 2024.10.28

라테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는 스위스로, 한 잔 가격이 8.48달러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2배 이상으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8달러를 넘었다.

다음으로 비싼 나라는 미국(5.95달러), 칠레(5.92달러), 벨기에(5.92달러), 홍콩(5.66달러), 프랑스(5.60달러), 핀란드(5.55달러), 오스트리아(5.44달러), 영국(5.38달러), 아일랜드(5.29달러)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라테 가격이 가장 저렴한 나라는 튀르키예(1.89달러)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라테 가격이 제일 비싼 스위스에서 라테 한 잔을 사는 비용으로 튀르키예에선 4.5잔을 살 수 있는 셈이었다.

◇ 소득 대비 커피값 부담도 한국은 낮은 편

커피 가격이 그 나라 생활 수준에 비춰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알아보기 위해 각국의 1인당 일평균 소득에서 커피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봤다.

1인당 일평균 소득은 물가 수준을 반영한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per capita PPP)을 365로 나눠 산출했다.

그 결과, 모로코(12.9%), 인도(12.7%), 필리핀(11.0%)이 커피값 부담이 컸다. 이들 국가는 라테를 8∼9잔 사 마시면 하루 소득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드립커피 기다리는 관람객들


서대연 기자 =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서울 커피앤티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드립커피 시음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10.3

인도네시아(7.8%), 칠레(7.3%), 남아프리카공화국(6.9%), 중국(6.8%), 멕시코(6.4%) 등도 일평균 소득 대비 커피 가격의 비중이 높았다.

한국의 커피값 부담은 2.7%로, 조사 대상 국가 중 30위에 해당해 낮은 편에 속했다.

커피 가격이 가장 비쌌던 스위스의 경우 소득 대비 비중은 3.7%로 중위권에 속했다.

소득 대비 커피 가격의 비중인 가장 낮은 국가는 아일랜드(1.7%)로, 하루 소득으로 라테 59잔을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뉴질랜드(1.8%), 터키(2.0%), 이탈리아(2.2%), 호주(2.2%) 등도 소득 대비 커피 가격의 비중이 낮은 편이었다.

이처럼 주요 국가 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커피 가격이 비싸지는 않았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향후 커피값이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의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ICE)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커피의 선물 가격이 올해 들어서 70% 가까이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인스턴트 커피나 저가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은 영국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 기준으로 올해 70% 넘게 뛰었다.

이 같은 급등세는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과 또 다른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발생한 가뭄이나 건조한 날씨, 태풍 등 비우호적인 기후 환경으로 인해 공급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프로덕트프라이시스닷컴의 이번 가격 자료가 지난해 12월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실제 커피 가격은 그보다 더 올랐을 수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 코리아가 올해 8월 원두 상품군에 속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표> 세계 라테 가격 순위

(단위: 달러, %)

순위국가라테 가격구매력평가 기준 1인당 GDP일평균 소득일평균 소득 대비 라테 가격 비중1스위스8.4182,9142273.72미국5.9573,6372022.93칠레5.9229,507817.34벨기에5.9263,5721743.45홍콩5.6664,4311773.26프랑스5.6055,2141513.77핀란드5.5557,5061583.58오스트리아5.4464,6441773.19영국5.3854,1261483.610아일랜드5.29115,6253171.711독일5.1361,9091703.012네덜란드4.9769,3361902.613슬로바키아4.5039,2601084.214스페인4.5046,3571273.515그리스4.4036,268994.416체코4.3947,7311313.417폴란드4.1444,0511213.418중국4.1322,135616.819캐나다4.0455,8181532.620멕시코3.9122,367616.421한국3.8050,5721392.722일본3.6246,2681272.923말레이시아3.5833,574923.924불가리아3.5433,289913.925호주3.5359,4561632.226포르투갈3.4641,7101143.027헝가리3.3040,5541113.028인도3.189,1722512.729이탈리아3.1452,7001442.230세르비아3.1324,511674.731모로코3.118,7822412.932인도네시아3.0114,073397.833필리핀2.929,6952711.034남아프리카공화국2.7014,284396.935아르헨티나2.5526,467733.536뉴질랜드2.3948,7781341.837튀르키예1.8934,414942.0

※ 가격정보 제공업체 글로벌프로덕트프라이시스닷컴 자료. 구매력평가 기준 1인당 GDP는 세계은행(WB) 자료로 2021년 불변 가격 기준 수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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