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미일 '확장억제' 지침 첫 작성의 외교적 함의는
기사 작성일 : 2024-12-30 12:00:59

일본 차기 총리 이시바 자민당 신임 총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우탁 기자 =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창설하고 이 틀 내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27일자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게재된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 말이다.

중국이나 북한의 핵 위협 등에 대처하기 위해 아시아에서도 유럽의 나토와 같은 집단적 자위체제가 필요하며, 그 안에서 핵 공유 방안 또는 핵반입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날은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날이었다. 그는 총재 선거 기간에도 같은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핵 공유와 핵 반입은 미국의 핵무기를 일본 영토 내에 배치해 공동 운용하자는 것이다.

이는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비핵 3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위청 부장관과 방위상을 역임한 이시바 총재는 일본 정계에서 대표적인 안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주로 일본의 방위력 강화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일본의 안보위협으로 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을 지목해왔다.

'비핵화 3원칙'과 평화 헌법 위배 논란에도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강력히 주장해온 이시다 총리의 행보에 미국의 반응이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면담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도쿄= 송상호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면담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2.10

일본의 교도통신은 27일 미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을 포함한 전력으로 일본 방위에 관여한다는 '확장억제'에 관한 첫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그 내용은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가 2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보도자료는 "미일 양국 정부는 확장억제대화(EDD)를 통해 축적해온 논의를 바탕으로 확장억제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확장억제와 관련된 동맹의 기존 협의와 소통 절차를 강화한다"며 "공동지침은 억제력을 극대화하고, 일본의 방위 역량으로 보강된 미국의 확장억제 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핵공유'를 지속해서 주장해온 이시바 총리에 대해 미국이 대응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이시바 총리가 주장하는 '핵공유' 방안을 현 시점에서 택하기 보다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 핵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해 일본의 안보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대북 확장억제 강화 검토 방안 무엇이 있나


반종빈 기자 =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맞춰 미국의 확장억제를 넘어서는 '핵 공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형태의 '나토식 핵 공유'를 필두로 미 전략자산 상시 내지 순환 배치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된다.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미일 확장억제는 당연히 한반도 안보에도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이다.

앞서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도발에 강력 대응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양국간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국을 축으로 한국, 그리고 일본의 확장억제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형국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