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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태국인 희생자 유족들, 시신 수습·송환 애태워
기사 작성일 : 2024-12-30 17:01:00

조문객 발길 이어지는 제주항공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무안= 홍기원 기자 = 30일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4.12.30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제주항공 참사로 한국인 177명과 함께 숨진 태국인 2명의 유족들이 고인의 시신을 수습, 고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마띠촌·카오솟 등 현지 매체들은 태국인 사망자인 22세 여성 S씨와 45세 여성 J씨 유족들의 사연을 전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S씨는 한국에서 10여년 이상 살면서 새로 가정을 꾸린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이번에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S씨 어머니가 무안국제공항까지 딸을 직접 마중 나와서 한층 반가운 상봉이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S씨의 어머니는 공항에서 딸을 기다리다가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어머니는 지금까지 S씨의 시신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공항에 머무르고 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S씨는 태국 최북단 오지인 치앙라이주의 소수민족 출신이며, 이 지역에서는 드물게 태국 유명 대학교인 방콕대에 진학해 장학금을 받으며 항공경영을 전공했다.

현재 4학년으로 졸업을 석 달 남겨둔 S씨는 항공사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치앙라이주 고향에서 기자들과 만난 S씨의 삼촌(37)은 "우리 동네에서는 소수만 대학에 간다"면서 방콕대에 진학한 S씨가 "우리의 자부심이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측은 S씨의 삼촌과 남자 형제 2명 등 유족 3명에게 한국행 항공편을 마련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S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고향으로 데려오기 위해 이날 한국으로 가기로 했다.

S씨의 삼촌은 다만 한국에서 S씨의 장례식을 치르고 유골만 가져올지, 아니면 시신을 온전히 고향으로 가져올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태국 북동부 우돈타니주에 사는 J씨의 아버지(77) 등 유족들도 고향에서 전통 불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J씨 시신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J씨는 약 7년 전 일을 하러 한국으로 건너와서 한국인 남편과 결혼, 한국에서 지내왔다.

J씨는 1년에 한 번씩 고향을 방문하곤 했으며, 올해도 이달 초 남편과 함께 태국에 와서 북부 유명 관광지인 치앙마이를 여행하고 고향을 찾았다.

이후 지난 14일께 남편이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고 J씨는 태국 북부 피찟주를 여행한 뒤 전날 새벽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J씨의 아버지는 "딸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이틀 전에 점심에 초대했지만, 내가 갈 수 없었다"면서 "딸은 화가 나서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오솟에 "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다시 보고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라고 말해주고 싶을 뿐"이라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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