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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항공기 위험성은? "사고확률 낮지만, 안전 당연한것 아냐"(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31 12:00:59

해 지는 무안공항


(무안= 손형주 기자 =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하고 있다. 2024.12.30

고동욱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비행기에 탑승하기 두렵다고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삽시간에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사고가 남긴 충격이 작지 않은 데다, 앞서 24일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사고 등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소식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현지시간) 항공기 이용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하는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발생한 상업용 항공기 사고는 3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항공기 운항 126만 편당 한 건꼴로,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 해 전인 2022년의 사고 발생 확률은 77만 편당 한 건꼴이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통계학과 아널드 바넷 교수 등이 지난 8월 항공운송경영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8∼2022년 전 세계에서 항공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은 1천370만명 중의 한 명 수준이었다.

사고 확률이나 사망 확률 모두 일상 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위험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 항공 전문가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미국 뉴저지주 엠브리 리들 항공대학(ERAU)의 항공안전학 교수인 앤서니 브릭하우스는 CNN에 "비행기에 타고 있을 때보다 공항으로 운전하는 길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비행기보다 에스컬레이터가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과학수사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감식


(무안= 서대연 기자 = 30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4.12.30

물론 이런 통계들이 마음속에 싹튼 불안감을 쉽게 지워주는 것은 아니다.

사고의 빈도는 낮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대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희생자와 유가족은 물론 사회 전반에 상당한 트라우마를 남기게 된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와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사고의 사망자만 200명이 넘는데, 이는 이미 2023년의 총 항공기 사고 사망자 수(72명)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 사고를 포함해 올해 항공기 사고 사망자 수는 총 318명에 이르렀다.

7월 네팔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18명이 죽고, 8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여객기가 추락해 62명이 죽는 등 유독 큰 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24년은 5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해가 됐다.

불과 1년 사이에 피해 규모가 극과 극을 오간 것이다.

CNN은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 한국이 항공 안전에서 탁월한 기록을 보여 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 항공안전재단(FSF)의 하산 샤히디 대표는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감사에서 한국 항공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 번의 사고로도 기록이 크게 바뀔 정도로 예측 불가능성이 큰 만큼, 항공사를 비롯한 관리 주체들이 크고 작은 사고로부터 교훈을 얻고, 향후 안전성을 더 제고하기 위해 계속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브릭하우스 교수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며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 조사 작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앞서 2023년의 항공기 사고 통계를 발표하면서 "항공기가 여전히 가장 안전한 운송 수단임을 보여주지만, 안전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항상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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