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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파도 선박사고 실종자 3명 수색 이틀째…강풍에 파도높아 난항
기사 작성일 : 2024-12-31 17:01:20

전복된 선박 실종자 수색 작업


30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83t급 차도선이 전복돼 해경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4.12.30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산= 정윤덕 양영석 기자 = 지난 30일 저녁 충남 서산시 팔봉면 파고도 인근 해상에서 83t급 작업선 서해호가 전복하면서 실종된 승선원들을 찾는 수색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31일 오후 현재 전체 승선원 7명 중 2명이 구조됐고 2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태안해양경찰서와 육군 32사단, 충남도와 태안군이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 3명을 찾는 추가 수색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해역 주변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파도가 높게 일어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뒤집힌 선박 선체서 2명 심정지 상태로 발견…나머지 3명 추가 수색

차량·화물 등을 실어 나르는 작업선인 서해호는 대형 중장비 2대와 선장을 포함한 7명이 승선한 채 운항하다가 전날 오후 6시 26분께 고파도 부근에서 전복됐다.

사고 직후 2명은 구조됐지만, 5명을 찾지 못하면서 해경을 중심으로 곧바로 수색 작업을 개시했다.

밤샘 수색 끝에 잠수부들은 이날 새벽 선체에서 선장 A씨(오전 4시34분)와 외국인 노동자(오전 11시57분)를 발견했다. 그러나 2명 모두 심정지 상태였으며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경은 나머지 3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함정과 민간 어선을 포함해 선박 36척을 투입해 사고해역과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다.

특히 실종자들이 썰물에 휩쓸려 사고 해역인 가로림만 외부로 떠밀려 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가로림만 입구 주변으로 경비 함정을 배치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성일종 국회의원(국민의힘)은 해군에 가로림만 외해 수색 지원을 요청했다.

해경은 바닷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개펄 위를 확인하기 위해 항공기 16대와 민관군 드론을 투입해 실종자들의 흔적을 찾고 있다.

수중에선 경비정 레이더와 소나를 이용해 사고 선박에 실려 있다가 바다에 빠진 24t 트럭의 위치를 추적 중이다. 실종자 중 1명인 덤프트럭 기사가 선박이 전복될 당시 트럭 안에 있는 것을 봤다는 구조자들의 진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육군 32사단도 해안기동타격대 5개팀 등 50여명의 병력과 열영상 장비(TOD) 등을 동원해 해안선 일대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


서해호 전복 실종자 수색 작업


(서산= 지난 30일 충남 서산시 팔봉면 인근 해상에서 83t급 작업선 서해호가 전복되면서 실종된 승선원 4명을 찾는 추가 수색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31일 오전 해경이 태안군 이원면 당산리 부근 해역을 수색하고 있다. 2024.12.31 [서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강풍·높은 파도에 바닷물 탁해 수색 작업 난항

이날 오후에도 사고해역 주변에는 초속 6∼1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최고 3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는 탓에 해상 수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바닷물이 탁해 수중 시야도 확보되지 않아 선체에 실려있다 바다에 빠진 24t 덤프트럭과 11t 카고크레인을 찾는 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해경은 사고 당시 트럭 기사가 차 안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트럭·카고크레인 기울면서 선체 전복 추정…입출항 관리 미비 지적도

서해호는 바다 정비사업 업체가 운영하는 이른바 작업선박이다. 공식적으로 기타 선박으로 분류된다.

이번 사고도 벌말·우도항 어촌뉴딜사업 공사를 마치고 트럭과 카고크레인 등을 싣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그래픽] 서산 고파도 인근 해상 차도선 전복사고

현재로선 서해호의 전복 원인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사고 직후 뒤집어진 배 위로 올라가 구조됐던 2명은 해경에 "갑자기 배가 기울어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해경과 관계 당국은 이들의 진술에 비춰볼 때 선박에 실린 육중한 중장비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서 선체가 전복된 것으로 추정한다.

해경은 중장비를 적재할 때 서해호 선체에 제대로 고박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해경 경기구조과장은 "화물 고박 상태 등은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우도항 CCTV 영상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해호의 출입항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해경은 사실상 서해호의 입출항 관리 기록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반 선박 또는 어선 등은 출입항 신고를 해경에 해야 하지만, 작업선인 서해호는 기타선박으로 분류돼 출입항 신고를 강제할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또 구조된 2명을 포함해 서해호에 승선했던 7명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 기사
전복된 선박 실종자 수색 작업



[태안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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