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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기로"…유통·식품사 올해 경영 키워드는 '쇄신'
기사 작성일 : 2025-01-02 12:00:16

유통·식품팀 = 대내외 복합 위기에 직면한 국내 유통·식품사들이 올해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혁신과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악화한 내수 경기와 원/달러 환율 급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복합적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내부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유통·식품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내놓은 신년사를 보면 '강도 높은 쇄신'과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가 공통된 위기 돌파의 핵심 키워드로 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올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그룹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화학 부문이 최악의 부진을 겪으면서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론이 대두한 점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한 전략으로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등의 주문도 내놨다.

이어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단계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본업 경쟁력'을 올해 경영 목표로 내걸었다.

정 회장은 특히 신세계[004170]의 본업 경쟁력이란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이러한 1등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게 우리의 '본업'이고 1등 고객이 우리를 알아주는 게 바로 경쟁력의 본질"이라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2025년은 신세계가 또다시 혁신하고 변화할 적기"라면서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CJ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전례 없는 위기'를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밝힌 신년사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여덟차례나 언급했다.

손 회장은 특히 올해가 그룹의 미래 존립 가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경영 방식을 답습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아 도태될 것"이라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 그룹이 올 한 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섰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위기 해법으로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손 회장은 "식품, 물류, 엔터, 뷰티 분야 모두 글로벌 확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국내 사업에서 내실을 다지며 글로벌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미래 성장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요 유통·식품 대기업 CEO의 신년사에 과거 어느 때보다 위기와 혁신, 쇄신 등의 단어가 유독 강조된다"며 "전례 없는 비상한 각오로 최악의 한해를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읽힌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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