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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에어버스 빈틈 노리는 中 C919…해외 진출 박차
기사 작성일 : 2025-01-02 18:01:00


1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이륙 준비하는 중국 동방항공의 C919 여객기. 2025.1.2 [신화 ]

권수현 기자 = 중국이 첫 자체 제작 중형 여객기 C919를 앞세워 세계 항공시장을 양분하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틈새를 파고들기 위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C919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사무소를 설립하고 홍콩에도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 사무소는 코맥의 국제적 입지 강화와 C919의 해외 수주를 겨냥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C919는 또한 이날부터 중국동방항공의 상하이-홍콩 정기 노선에 투입됐다. 2023년 5월 상업비행을 시작한 C919가 중국 '본토' 밖 정기 노선에 취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양 코맥 마케팅·세일즈 담당 부사장은 내년까지 C919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운행하고, 이르면 올해 안 유럽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부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남아로 (C919를) 가져가기 전에 중국 국내에서 더 많이 운행해 모든 문제를 철저히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C919은 코맥이 200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한 지 16년 만인 2022년 완성한 첫 중국 자체 제작 여객기다.

기내 통로가 하나인 협동체 중형 여객기로 항속 거리 4천75∼5천555㎞에 170여석을 설치할 수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대 192석까지 설치 가능하다고 전했다.

C919 경쟁 기종은 보잉 737맥스와 에어버스 A320네오 등이 꼽힌다.

코맥은 보잉·에어버스에 비하면 한참 후발주자지만 최근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공급망 문제로 인도 지연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특히 보잉은 최근 수년간 737맥스 계열 항공기의 잇따른 사고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으며 경영 위기에 빠졌다. 에어버스도 엔진·부품 부족에 직면해 있다.

이에 비해 항공기 수요는 증가세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향후 2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새 항공기 4만2천430대가 필요하며 이 가운데 80%가 협동체 항공기로 예상된다.


중국의 첫 자체 제작 중형 여객기 C919


[신화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항공컨설팅 업체 IBA는 코맥이 현재 월 1대인 C919 생산량을 2040년까지 11대로 늘려 총 2천대가량을 인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C919는 중국의 기술 밸류체인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로, 궁극적 목표는 보잉과 에어버스 두 서방 기업의 독점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현재 항공업계 상황이 "후발주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아직 해외에서 운항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C919의 해외진출 야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항공기가 특정국에서 운항하려면 해당국으로부터 항공기 성능과 비행 안정성을 검증받는 감항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국제적 표준으로 여겨지는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은 미중 갈등으로 쉽지 않고, 유럽항공안전청(EASA) 인증도 기준이 엄격해 수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보수 지원도 수출시장에서 보잉·에어버스와 경쟁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FT는 아시아의 여러 항공사가 C919에 관심을 표했지만 일부가 주저하는 이유가 유지보수 지원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코맥의 소형 항공기 ARJ-21 2대를 구입해 운용 중인 인도네시아 트랜스누사 항공 관계자도 "유지보수 지원이 주된 문제"라고 FT에 말했다.

엔진과 비행제어 시스템 등 핵심부품을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항공우주 컨설팅사 에어로다이나믹 어드바이저리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상무는 "계속 시스템을 제공하려는 서방의 의지에 (코맥의) 생산램프가 의존하게 되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이를 보장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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