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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IS 회생 조짐…국제테러 위험 다시 고개 든다
기사 작성일 : 2025-01-03 12:00:58


과거 시리아 락까를 거점으로 삼아 국가를 참칭하며 테러를 벌여온 이슬람국가(IS)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신영 기자 = 중동의 지정학적 역학관계 급변으로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다시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IS가 중동지역의 혼란을 틈타 세력을 재건한다면 전투원 파견이나 추종자 선동을 통한 해외 테러 위협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

외신들은 한때 중동 지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세계 각국에서 테러를 감행했던 IS가 시리아의 불안정한 상황을 틈타 세력을 재건하려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IS 부활 조짐의 단적인 증거로 새해 첫날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를 들었다.

용의자는 IS 깃발을 소지하고 있었고 범행 몇시간 전 IS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IS와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포섭과 모방 공격에 대해 경고해왔다.

정식 조직원이 아닌 현지인을 급진적 이데올로기에 감화시켜 '외로운 늑대'로 만드는 전술은 IS의 특징이다.

IS가 시리아의 혼란을 틈타 재건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사건 현장


[EPA=.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때문에 미국은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곧바로 시리아 중부의 IS 표적 75개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고 요원들에 대한 사살도 진행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IS가 시리아에 피난처를 재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중동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공습을 통한 IS 억제력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수니파 계열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는 한때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의 3분의 1을 통제했으나 2019년 미군과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 등에 의해 패퇴했었다.

그러나 시리아 정권이 붕괴한 데다 미군과 협력해 IS를 억제해온 쿠르드족 민병대가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반군으로부터 압박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튀르키예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자국 내 분리주의 성향의 쿠르드족과 손잡고 독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왔다.

쿠르드족은 현재도 시리아 북동부 수용소에 IS 전사와 가족 등을 억류하고 있는데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군의 공세 등으로 주의가 분산되면 이들이 수용소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에 따르면 수용소 인원은 최대 4만5천여명으로 추산된다.

미국이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하려고 한다는 점도 IS의 활동반경을 넓혀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 지역에 국가 수립을 선포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라크는 당장 미군 철수를 재고해달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워싱턴을 찾은 이라크 당국자들은 IS 부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미군 철수를 다시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도 IS가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버린 무기를 대량으로 확보했으며 이를 세력 재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중동 포럼의 아이만 자와드 알타미미 연구원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후 IS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통제하는 지역만 공격해왔다고 경고했다.

그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의 상당한 지역을 장악하고 이슬람 칼리프국(이슬람 초기 신정일치국)을 선포했던 2014년을 거론하며 "그런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폭력과 공격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며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전환을 앞둔 만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철군과 IS 재건 차단의 과제는 트럼프 당선인의 손에 달려있게 됐다.

트럼프 2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지난달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군을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주력하고는 있지만 시리아 내 IS의 위협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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