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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아부하려"…저커버그, 팩트체크 폐지·우익인사 중용
기사 작성일 : 2025-01-08 12:00:59

저커버그와 메타


(워싱턴DC AFP= 2025년 1월 7일 AFP가 제작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와 페이스북 앱 다운로드 페이지가 표시된 휴대전화 화면의 결합 사진. (Photo by Drew ANGERER / AFP) 2025.1.8.

임화섭 기자 = 메타 플랫폼스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제3자 팩트체크를 없애면서 '친트럼프' 행보의 정점을 찍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수년간 불편한 관계였던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자 관계 개선에 몰두, 트럼프 측근을 메타에 전진 배치한 데 이어 팩트체크까지 없애면서 트럼프 진영의 환호를 끌어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저커버그가 자사 플랫폼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 팩트체크를 없앤 것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메타가 우경화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전체에 걸쳐 불고 있는 정치적 풍향을 따른 것이라고 짚으면서, 메타와 이 회사의 고위 임원들이 정치색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저커버그의 이번 조치를 두고 "이는 회사가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입장을 재조정하고 온라인상 자유로운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신호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작년) 11월에 승리한 이후 당선자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이렇게 공개적으로 일한 대기업은 거의 없었다"면서 저커버그의 급격한 태세 변화를 주목했다.


화이트와 트럼프


(뉴욕 AFP= 자료사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데이나 화이트 UFC 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가수 키드 록,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가 2024년 11월 16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309 이종격투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Photo by Kena Betancur / AFP) 2025.1.8.

저커버그는 또 메타의 기존 콘텐츠 관리 정책이 "지나친 검열"을 초래했다며, 주류 담론과 동떨어진 이민과 젠더 등 주제에 대한 제한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강성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가 주로 우파의 주장에 과도한 검열의 칼날을 들이댄다고 주장해왔다.

저커버그는 메타의 콘텐츠 관리팀 사무실을 진보세가 우세한 캘리포니아주에서 보수세가 우세한 텍사스주로 옮길 것이라며 "편향된 임직원들이 콘텐츠를 지나치게 검열한다는 우려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의 이번 발표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저커버그가 정책을 급격히 바꾼 것이 트럼프의 공격 때문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아마도 그럴 것"이라며 메타의 자세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와 메타는 정치적으로 중도나 진보 성향의 인사들을 이사회에서 내보내고 그 자리를 우익 인사들로 채우고 있다.

전날인 6일 밤에 메타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나 화이트 UFC CEO를 이사로 임명했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으며 직장 내 여성 지위 향상 운동에 상당한 기여를 해 온 셰릴 샌드버그는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영국 부총리를 지낸 메타의 글로벌 업무 담당 사장 닉 클레그가 7년 만에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을 지냈으며 2011년부터 부사장으로 일해 온 조엘 카플란이 사장으로 승진해 클레그의 후임으로 글로벌 정책 책임자가 될 예정이다.

카플란은 그간 메타에서 우익 매체들과 팩트체크 제휴를 하도록 장려하는 한편, 보수세력에 불리하므로 가짜뉴스 제한 조치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을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까지 찾아가는 등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으며 메타는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약 14억5천만 원)를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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