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AFP= 자료사진)
(뉴욕=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개장 전부터 다양한 재료가 쏟아진 가운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의사록 공개를 기다리며 동반 하락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이 보편관세 시행을 위해 취임 후 국가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를 강조하며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지했으나, 새로 나온 고용지표는 금리 인하 조치가 조만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강화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77.79포인트(0.42%) 하락한 42,350.57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80포인트(0.37%) 낮은 5,887.2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8.14포인트(0.35%) 밀린 19,421.54를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일제히 하락 마감한 바 있다.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 신기술에 대한 실망감이 기술주 투매를 촉발한 가운데 견조한 고용지표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인 서비스업 경기 지표가 금리 동결 가능성을 강화, 미 국채 금리가 튀어오르며 시장에 하방 압력을 넣었었다.
이날 CNN방송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1977년 제정된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새로운 관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IEEPA는 국가 비상사태시 대통령에게 무역을 비롯한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연준 월러 이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강연에서 "진전이 고르지는 않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도 금리 인하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장에 앞서 공개된 고용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으나, 월가 전문가들은 '안정적 추세'로 해석했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12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2만2천 명 증가하는 데 그치며 직전월(14만6천 명)보다 줄고 연합인포맥스의 시장 예상치(14만 명)도 하회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 대비 1만 명 감소한 20만1천 명으로, 시장 예상치(21만8천 명)를 밑돌았다.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84포인트 높은 109.38까지 오르며 52주 최고치에 근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4.5bp(1bp=0.01%) 상승한 4.73%를 기록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반등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최신 발언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140.14달러(6.22%↓)까지 밀렸던 주가는 개장 초반 143달러선을 회복했다.
황 발언 이후 '엔비디아 수혜주'로 급부상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1%대 반락세다.
전통의 반도체 기업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는 HSBC 분석가들이 "AI 그래픽 프로세서 생산 관련 로드맵의 경쟁력이 기대보다 낮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200달러에서 110달러로 낮춘 여파로 주가가 4% 이상 뒷걸음쳤다.
'트럼프 수혜주'로 새롭게 주목받으며 지난해 S&P500 종목 가운데 최고 수익률(340%↑)을 기록했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전날 7.81% 하락하며 작년 5월 7일(15.11%↓)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3% 이상 더 밀렸다.
태양광 장비업체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스는 시티그룹이 '높은 운영비용'을 지적하며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추면서 주가가 10% 이상 미끄러졌다.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eBay)는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에 이베이 상품 목록을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한 후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는 상승세, 알파벳(구글 모기업)·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비스코프 인베스트먼트 그룹 공동창립자 폴 히키는 "ADP 민간고용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치"라며 "채권과 주식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그는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예상보다 적었다"며 "일주일 이상 연속 청구자 수가 증가했으나 연말연시 휴가 시즌의 영향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뉴욕증시는 하루 뒤인 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일이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돼 휴장한다.
이어 오는 10일에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12월 비농업 고용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유럽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25%, 영국 FTSE지수는 0.09%,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41%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는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01% 오른 배럴당 74.2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내년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12% 높은 배럴당 76.96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