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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생존 특명, 좌투수 공략…플래툰 예상하는 현지 분위기
기사 작성일 : 2025-01-09 12:00:49

김혜성, 우측 담장 직격 2루타


서대연 기자 =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미국 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 3회초 무사 주자 1루, 팀 코리아 김혜성이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친 뒤 2루에 나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3.18 [공동취재]

김경윤 기자 = '왼손 투수 공략'이 빅리그 데뷔를 앞둔 김혜성(25·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게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좌타자 김혜성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에서 주로 우완 투수를 상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 출전할 타자를 고르는 것)을 펼칠 것이라는 의미로, 이 경우 출전 기회가 줄어들고 향후 선수 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혜성은 시범 경기부터 좌완 투수를 상대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다저스의 새 시즌 전력을 평가하면서 포지션별 주전급 선수들의 역할을 분석했다.

내야는 5명의 선수가 책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루는 프레디 프리먼, 유격수는 무키 베츠, 3루는 맥스 먼시가 맡을 것이라고 봤다. 미겔 로하스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여러 포지션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로 꼽혔다.

그리고 김혜성은 2루수 혹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은 (우타자인) 로하스와 함께 2루수 역할을 양분할 것"이라며 "좌타자로서 우투수 공략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대 선발 투수 유형 혹은 팀 상황에 출전이 달렸다고 본 셈이다.

플래툰 시스템은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선수 성장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매번 비슷한 유형의 투수만 상대하기 때문에 반쪽짜리 선수로 전락하기 쉽다.

최지만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에 매몰되면서 무너졌다. 최지만은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스위치 타자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다저스에 온 걸 환영해"…김혜성 영입 발표, 40인 로스터 포함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김혜성(25)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하며, 김혜성을 40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사진은 김혜성을 위한 다저스 구단의 환영 인사. 2025.1.4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다행히 김혜성은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타격 성적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타자는 아니다.

그는 2024시즌 KBO리그에서 우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18, 장타율 0.463, 출루율 0.376을 기록했고,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03, 장타율 0.389, 출루율 0.367의 성적을 올렸다.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통산 타율은 오히려 좌완 투수를 상대했을 때가 약간 높다.

우완 투수 통산 타율은 0.296, 좌완 투수는 0.306이다.

다만 김혜성은 MLB에서 다른 차원의 투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KBO리그에선 좌타자 몸쪽으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가 드물지만, MLB에선 차고 넘친다.

유형과 구속, 구위가 모두 생소하다.

적응할 시간도 많지 않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올해에도 우승을 노린다.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

아울러 다저스엔 로하스 외에도 토미 현수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등 2루 수비를 볼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즐비하다.

김혜성이 시범경기 혹은 정규시즌 초반 기회를 놓친다면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

김혜성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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