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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대미 무역흑자 또 증가…트럼프 2기 앞두고 '긴장'
기사 작성일 : 2025-01-09 16:00:57

베트남 총리와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2019년 2월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응우옌 쑤언 푹 당시 베트남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는 모습. 2025.01.09 [백악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격적인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하는 가운데 대미 무역흑자 4위 국가인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흑자 폭이 한층 불어나자 베트남 당국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집계한 지난해 1∼11월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계절조정)는 1천116억 달러(약 163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약 18% 증가했다.

또한 흑자 규모에서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11월 대미 무역흑자는 113억 달러(약 16조원)로 전월보다 더 커졌는데, 이런 추세에는 최근 베트남 동화의 약세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동화 환율은 지난해 초 달러당 2만4천300동대에서 이날 현재 2만5천164동 수준으로 상승,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11월 미 재무부에 의해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베트남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12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돼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한동안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이 ▲ 지난 1년간 200억 달러(약 29조원)를 초과하는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와 같이 베트남의 대미 흑자 폭이 계속 커질 경우 다시 환율조작국으로 찍힐 위험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으로 최근 트럼프 진영에서 비중을 키우고 있는 에릭 트럼프는 지난주 하노이에서 열린 미국상공회의소 행사에서 미국으로부터 이익을 "뜯어낸" 국가 중 하나로 베트남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베트남중앙은행(SBV)은 트럼프 2기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환율 변동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1월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베트남은 미국과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미국산 항공기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 장비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국산 고가품을 더 많이 구매해 대미 흑자 폭을 줄일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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