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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직업학교 학생 추락사에 시민, "은폐했다" 시위…경찰과 충돌
기사 작성일 : 2025-01-10 18:00:59

중국 산시성 직업학교 학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중국 산시(陜西)성에서 직업학교에 다니는 10대 학생이 학교 기숙사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10일 영국 BBC방송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5일 산시성 푸청(蒲城)현의 직업교육센터 앞에서 학생 등 시민들이 모여 이 직업학교 학생 사망 사건에 대한 당국 조사가 축소·은폐됐다고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BBC는 최소 수백명이 모였다고 전했고 RFA는 수천 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는 10대 등 어린 나이로 보이는 시위 참가자가 "진상을 알고 싶다"고 외치며 경찰과 충돌하는 모습, 학교 관계자와 시위대가 대치하는 모습, 시위대가 학교 입구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밀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막대, 안전고깔(라바콘) 등 물건을 던지고 경찰이 곤봉으로 시위 참가자를 구타하며 연행하는 모습도 나왔다. 일부 참가자는 머리와 얼굴에서 피를 흘리기도 했다.

BBC는 이들 영상이 시위 발생 시기에 푸청 직업교육센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 산시성 직업학교 학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지난 5일 일어난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자에게 경찰봉을 휘두르는 모습. 2025.1.10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위는 이 직업학교에 다니는 3학년 학생 당모 군의 사망 사건으로 촉발됐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당군은 지난 2일 오전 3시께 푸청 직업교육센터 신축 캠퍼스 내 기숙사 밖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푸청현 당국은 지난 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군이 높은 곳에서 추락해 숨졌으며 그에 앞서 기숙사 같은 방을 쓰는 다른 학생들과의 사이에서 "말싸움과 신체적 충돌"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군은 1일 오후 10시께 잠을 자다가 다른 룸메이트들의 대화 소리에 깼고, 이들 중 한명과 말다툼을 벌이다 학교 관계자가 와서 상황을 정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푸청현 당국은 경찰이 조사와 부검을 진행했으며 범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당군이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학교와 당국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설이 퍼졌다.

당군의 몸에 난 상처가 당국이 발표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으며, 시신을 살펴볼 시간도 길지 않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유족 발언도 유포됐다.

당국 조사 결과에 분노한 시민들은 이번 주 초까지 여러 날 시위를 벌이다 진압됐다고 BBC는 전했다.

하지만 관영 언론은 당국의 사건 조사 결과 외에 시위 등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시위 관련 영상은 대부분 삭제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 괴롭힘 등 학교폭력은 민감한 이슈로, 일부 학폭 사망사건은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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