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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 한계 부닥친 부산구치소 "구속 자제해 달라" 이례적 요청
기사 작성일 : 2025-01-17 14:01:12

부산구치소


[사상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손형주 기자 = 부산구치소가 최근 검찰과 법원에 구속 수감을 줄여달라는 공문을 보낼 정도로 과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구치소 이전 논의는 입지선정위원회의 권고안에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17일 교정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산구치소는 검찰과 경찰, 법원에 '부산구치소 과밀 수용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구치소 수감자 포화상태로 수사기관은 구속영장 청구를 숙고하고, 법원에는 보석이나 구속집행정지 등 석방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산구치소 측은 "수감 시설을 늘리는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검찰과 법원에 공문을 보낸 건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부산구치소는 현재 부산구치소 수용률은 남자 수감자 150%가량, 여자 수감자는 200%가량으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1973년에 지어진 부산구치소 과밀은 해묵은 문제다.

헌법재판소가 2016년 교정시설 과밀화는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며 위헌결정을 내린 뒤 과밀 논란은 더 본격화했다.

2017년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원고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부산고법은 정부가 150만원, 300만 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후 유사 판결이 잇따르며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구치소 이전 문제는 20년 가까이 이전 후보지의 주민 반대로 입지가 결정되지 못했다.

결국 부산시는 2023년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로 입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여러 논란 속에 2024년 11월 강서구에 있는 부산교도소와 사상구에 위치한 부산구치소를 강서구 내 별도 부지에 통합 이전하는 안을 권고했다.

하지만 강서구와 지역 정치권이 주민들과 함께 입지선정위원회가 법적·행정적 권한이 없다며 위원회 자체를 부정했다. 결국 이전 권고 1년이 지났지만, 부산시는 주민설명회조차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구치소 이전 문제가 강서구와 사상구 지역 정치인 간의 힘겨루기로 여겨지면서 부산시는 다시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구치소 이전 문제가 지역 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부산 전체 발전을 위해 부산시와 법무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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