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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무도회 가는 기업인들…'민간 대미 창구' 물꼬틀까
기사 작성일 : 2025-01-20 10:00:04

(워싱턴= 전성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행사에 참석하는 국내 기업인들이 트럼프를 만나 경제·산업 분야의 대미(對美) 창구를 개설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될 취임식을 앞두고 수도 워싱턴DC에 입성한 국내 기업인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풍산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김성집 베이스 회장 등이다.

이들은 지난 17∼19일 사이 차례로 워싱턴DC에 도착해 취임식 참석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는 취임식에 앞서 미국 정·재계 인사 또는 트럼프 2기 내각 관계자들을 만나며 민간 차원의 활발한 대미 외교 활동을 전개했다.

정 회장은 부인 한지희 씨와 함께 지난 18일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불리는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부부 동반으로 '절친'인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정 회장은 취임식 전후로 트럼프 주니어와 상당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여하는 핵심 인사는 물론 외국 정상급 인사와 만날 예정이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사인 쿠팡 Inc.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도 지난 18일 트럼프 주니어가 주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차기 내각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트럼프 취임식 때 주요 인사들 만날 것…주니어가 소개"


(뉴욕= 이지헌 특파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18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주요 취임식 행사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취임식의 대미를 장식할 '무도회'다.

200년 전통을 가진 이 행사에는 소수의 국내외 VIP 인사들만 초청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20만장이 넘는 티켓이 배부된 취임식보다 훨씬 참석 가치가 크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취임식 당일 저녁에 열릴 무도회 행사에 국내 재개 인사로는 정 회장과 김 의장, 김성집 회장이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통령 취임 기념 무도회는 사령관 무도회(Commander in Chief Ball)와 자유의 취임 무도회(Liberty Inaugural Ball), 스타라이트 무도회(Starlight) 등 3개로 나뉜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세 무도회에 모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스타라이트 무도회는 미국 국내외 유력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사교 모임 성격으로 특히 무게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회장이 부인 한지희 씨와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는 무도회도 스타라이트로 전해졌다.

정 회장 부부는 무도회에서 트럼프 부부와 대면해 인사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의 경우 지난달 중순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의 회동 이후 두 번째 만남인 만큼 더 친근한 분위기에서 축하 인사 이상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17일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다면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축하한다' 말씀드리는 정도"라면서도 "구체적으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무도회에 참석하는 다른 인사의 트럼프 대면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는 지금까지 트럼프와 직접 얼굴을 마주한 경험이 없다.


상무부 장관 후보자 만난 김범석 의장


(워싱턴= 강병철 특파원 =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트럼프 주니어와 국무·상무부 장관 지명자 등을 만났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김 의장은 트럼프 2기 정부 인사 50여명을 비롯해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콘래드 워싱턴DC 호텔에서 전날 열린 리셉션에 참석했다. 2025.1.19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 일각에서는 인맥을 중시하는 트럼프와 국내 재계 인사 간 첫 만남이 경제·산업 분야에서 한미 간 소통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으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대미 창구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민간 부문에서 우선 소통할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고 짚었다.

취임식 당일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는 강추위와 눈이 엄습하는 기상 악화 탓에 취임식 장소가 미 국회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로 바뀌면서 초청받은 국내 정·재계 인사들의 일정에도 다소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툰다에는 600명만 수용할 수 있어 전직 대통령과 정계 핵심 인사 및 해외 정상들 등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재계 인사들은 국회의사당 인근 2만명 수용 규모의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Capital One Arena)에서 영상으로 취임식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가 취임식 후 캐피털 원 아레나로 자리를 옮겨 취임식 전통인 대통령 퍼레이드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현장에서 트럼프를 직접 볼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는 취임식 당일 캐피털 원 아레나를 개방해 이 역사적인 행사를 라이브로 볼 수 있도록 하고 대통령 퍼레이드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스5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 의사당 주변 순찰 중인 경찰


(워싱턴=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앞두고 18일 경찰이 경찰견과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앞 연못을 순찰하고 있다. 202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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