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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웅' 헌액된 하형주의 고백 "동경해왔던 상"
기사 작성일 : 2025-01-21 18:00:43

젊은 시절의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대호 기자 = 2024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헌액된 하형주(62)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40년 전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영상 속 선한 눈빛의 유도 영웅은 매서운 몸놀림으로 세계적인 강호를 연거푸 매트에 메다꽂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은퇴한 뒤에는 동아대학교 교수로 강단에서 38년 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그래서 스포츠 영웅 헌액이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스포츠영웅으로 헌액된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 이사장은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헌액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 상을 상당히 동경해왔다. 그래서 모교인 동아대학교 교수 생활도 남다르게 임했다"면서 "그래서 참으로 고독하게 살기도 했지만, 매우 자랑스럽다"고 감격에 젖었다.

강단에서 내려온 이후인 지난해 11월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해 7월 1일부터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발행사업을 별도로 세운 자회사에서 시행한다.

이 사업을 "우리 스포츠를 이끌어 갈 체육의 젖줄"이라고 표현한 하 이사장은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하 이사장과 일문일답이다.


스포츠영웅으로 헌액된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스포츠영웅 헌액 소감과 국민체육진흥공단 운영의 방향성을 밝힌다면.

▲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되고 기자회견을 하니까 40년 전 올림픽 결승 끝내고 난 뒤가 생각난다. 올림픽 1세대로서 저 역시 이 상을 동경해왔다. 많은 분께서 저를 인정해주신 덕분 아닌가 싶다. 어깨가 무겁다. 앞으로 대한민국 체육을 잘 이끌어가 주길 바라는 기대 아닐까 생각한다.

공단 이사장으로서는 공단 설립 취지에 맞게 서울 올림픽 정신을 계승해 임기 동안 보다 건강하고 보다 질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에게 사랑받고 싶다.

-- 안세영 선수 사건 등 스포츠계 잡음이 많은 시기에 스포츠영웅에 헌액되고 공단 이사장이 됐다.

▲ 지난여름을 파리 하늘에서 달군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를 기억한다. 배드민턴 선수 등 많은 선수가 제도적으로 안정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걸 선배 입장에서 부끄럽게 여긴다.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첫째는 엘리트 스포츠가 대한민국 명성에 걸맞게, 시대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스포츠인 복지는 아직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눈물이 나올 정도다. 체육인 복지에도 관심 가지고 제도적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 공단의 주최 사업인 스포츠토토 운영권을 7월 1일부터 직접 공공기관이 운영하게 됐다. 얼마 안 남았다. 안정적으로 안착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스포츠를 이끌어 갈 체육의 젖줄이다. 온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스포츠를 누리면서 건전한 정신이 깃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의 스포츠영웅 헌액식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되면서 꿈나무들이 존경스러운 눈으로 볼 텐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 상을 상당히 동경해왔다. LA 올림픽 금메달 이후부터 선수 생활 마칠 때까지 모교 동아대학교에서 38년 교수 생활도 남다르게 임했다. 스스로 '그냥 교수가 아니라 올림픽 금메달 딴 교수'라고 생각했다. 저 자신을 추스르지 않으면 안 됐다. 스포츠영웅에 도전하는 제 감정도 올림픽을 앞두고 다가가는 심정이었다. 그 결과 스포츠영웅 칭호를 받았다. 제 발자취가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래서 참으로 고독한 삶을 살았다. 올림픽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대학 강단에 38년 동안 올랐다. 가슴 속으로 매일 기도했다. 내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 모범이 돼야 후배들이 따라온다고 봤다. 그 결과가 오늘의 스포츠영웅 헌액이다.

-- 국민체육진흥공단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 모두 체육인이 단체장이다. 체육인 출신의 좋은 점은 무엇이 있을까.

▲ 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인, 정진완 장애인체육회 당선인은 저와 같은 무게감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체육인에 의해 행정과 교육이 이뤄지는 점에 대해서 고무적이다. 책임도 엄청나게 크다. 제가 올림픽에서는 (유승민 당선인보다) 20년 선배지만, 업무적인 건 엄청나게 많이 협의해서 해야 한다. 업무를 이른 시일 내에 나눠서 체육계를 함께 끌어 나가겠다. 갈망해왔던 것들이 많아서 그 역시 숙제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스포츠영웅으로 헌액된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올해 하반기부터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사업을 공단이 세운 자회사에서 직접 맡는다.

▲ 준비를 10년 이상 해왔다. 2024년 12월 31일 오후 3시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통과됐다. 그리고 어제 국무회의에서 공포가 됐다. 그리고 기획재정부를 찾아가 관계자를 만났고,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도 만나고 왔다. 정부 입장은 '안착시킬 수 있는 건 국민체육진흥공단뿐'이라고 하더라. 정관, 규정, 당규, 자회사 설립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7월 1일 (스포츠토토 발행 자회사가) 처음 출발하는데 한치의 차질도 없게 하겠다. 공단 이사장으로 제1호 사업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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