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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해저터널 '미디어 문화공간', 국가유산청 심의서 또 제동
기사 작성일 : 2025-01-25 08:00:29

통영 해저터널 입구


[ 자료사진]

(통영= 이준영 기자 = 경남 통영시가 추진 중인 '해저터널 미디어아트 테마파크'가 국가유산청의 허가 보류로 다시 제동이 걸렸다.

25일 통영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지난해 연말 개최한 '제6차 근현대문화유산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시가 요청한 '통영 해저터널 현상 변경 허가 신청'을 출석위원 8명 만장일치로 '보류' 의결했다.

통영 해저터널은 국가등록문화재인 탓에 외관이나 내부를 변경하고자 할 땐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안건은 2023년 12월에도 제12차 근대문화재 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다뤄졌으나 참석 위원 9명 만장일치로 부결됐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문화유산이 가진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설 설치 후 문화재 유지 관리 방안에 대한 자료 등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시는 벽체형과 터널형 형태의 전시 구조물 설치 등 수정안을 마련해 제출했지만, 이번에도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심사위원들은 터널 주변 부대시설(신축 포함) 활용 관련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고, 터널 활용 구간에 영향을 미치는 설치계획 등 상세 도면을 비롯해 전시 콘텐츠 내용 및 원형 보존의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건을 부결했다.

통영 해저터널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집단촌이 형성된 미륵도와 육지를 연결하기 위해 길이 483m, 너비 5m, 높이 3.5m 규모로 1932년 개통됐다.

2005년에는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제201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단순한 콘크리트 통로로 이어지는 구조 탓에 관광 자원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2019년 한국지식산업연구원이 실시한 '해저터널 리모델링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의 설문조사에서도 통영시민을 제외한 관광객 79.1%가 해저터널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저터널을 찾은 방문객도 71%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이에 통영시는 통영 해저터널이 그 역사와 가치에 비해 외면받고 있다고 판단해 터널 내외부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복합 미디어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2021년 사업자로 선정된 주식회사 통영해저테마파크는 약 215억원을 들여 역사와 문화,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상 변경을 두고 재차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시 관계자는 "국가등록문화재로서 그 가치는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를 더 많은 시민이 알 수 있도록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검토, 보완해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통영 해저터널 내부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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