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100살 앞둔 구덕운동장 난개발 안돼" 시민운동 담은 책 출간
기사 작성일 : 2025-01-25 09:00:37

도시를 지킨 힘


[구덕운동장 주민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박성제 기자 = 부산 최초의 공설운동장인 구덕운동장 부지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을 막은 부산 시민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구덕운동장 주민협의회는 '도시를 지키는 힘:구덕운동장 시민운동'을 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야기는 지난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시는 7천990억원을 들여 구덕운동장 일대 부지에 1만5천석 규모 축구전용 구장을 비롯해 문화·생활체육시설, 상업·업무시설, 주상복합 시설 등을 건립하는 내용의 도시재생혁신지구 공모 신청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구덕운동장은 1928년 부산 최초의 종합운동장으로 건립된 역사성을 인정받아 2020년 부산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사업 계획에 아파트 건립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이 난개발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7월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가 연 기자회견


[ 자료사진]

이들은 온라인에서 결집해 주민 운동을 시작했다.

서구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내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구덕운동장 재개발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온라인에서 모인 주민들의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은 구덕운동장 일대 체육공원을 직접 걸으며 소셜미디어(SNS) 인증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결성된 주민협의회는 포스터, 카드 뉴스 등을 제작해 반대 활동을 펼쳤다.

이들의 영향력은 언론 보도를 비롯해 부산시의회와 국회 등 정치권으로 이어졌다.

결국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시범 공모에 탈락하면서 무산됐다.

책에는 90여 일 동안 이어진 기자회견, 촛불집회, 시민토론회, 주민소환제 등 다양한 시민 활동이 담겼다.

구덕운동장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위기에 처한 구덕운동장과 일대 공원을 지켜낸 서구 주민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책은 부산 전역 공공도서관에 배포되며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살 수 있다.

판매 수익금은 서구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