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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족단위 사회통제? 당이론지 '가정교육 강조' 시진핑 연설 소환
기사 작성일 : 2025-02-01 15:00:5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중국이 최대 명절 춘제(春節·중국의 설) 휴가 기간 국민들이 가정교육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국가를 사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설문을 공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경기 침체와 사회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가정 단위에서부터 사회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이날 발간한 최신호에 지난 2016년 12월 시 주석이 '전국 문명가정 대표'들을 표창하면서 한 '가정을 중시하고 가정교육을 중시하며 가풍을 중시한다'는 제목의 연설 일부를 실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가정이 사회를 이루는 세포로 가정의 행복이 국가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면서 "수많은 가정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민족이 잘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국가가 잘 되고 민족이 잘돼야 가정도 잘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해야 가정의 꿈이 실현될 수 있다"며 "많은 가정은 가족과 애국을 하나로 통일하고 가정의 꿈을 민족의 꿈과 어우러지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특히 가정교육을 중요시해야 한다면서 "가정에서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관을 키우고 실천하며 가족 구성원, 특히 다음 세대가 당·조국·인민·중화민족을 사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가정이 좋은 가풍으로 사회 전체의 좋은 풍조를 지탱해야 한다. 특히 각급 지도 간부는 좋은 가풍을 다잡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관련 부서 감독 아래 사화 각계가 참여해 "나라와 가정을 사랑하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발전과 선을 지향하고, 함께 건설하고 누리는 사회주의 가정문명의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가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춘제 기간 중국의 전통적인 가족 관념과 관련한 선전내용이 발표된 점에 주목하면서 중국 당국이 "일반 가정을 이념전쟁과 정치선전의 진지로 삼고 있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또한 미국 등 중국 밖에서 활동하는 평론가들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이 가족애와 효(孝) 등 전통적 가족 관념을 이용해 젊은이들을 상대로 정치적 교화와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회통제를 심화하는 것이자 현재 국내외 정세에서의 정치적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별도 기사를 통해 중국 국가안전부가 국민들에게 춘제 연휴 기간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위"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역시 중국공산당의 불안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국가안전부는 연휴 첫날인 지난 28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춘제 기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함정들이 조용히 우리 주변에 잠입해올 수 있다"며 연휴 기간 모임에 참석하거나 친지를 방문할 때 "국가 기밀을 수집하고 훔치는 활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거주하는 정치학자인 왕쥔타오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통상 사람들이 대규모로 이동하고 모이는 춘제 기간은 당국이 긴장하는 시기이나 중국공산당의 안보에 대한 집착이 "갈수록 황당하고 독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현재 민속과 관습에 대한 관리·통제가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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